음성거북놀이(2010청소년,충청북도)

종목 개요

구 분 내 용
참여대회 제51회 한국민속예술축제 및 제17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
참여지역 충청북도
분야 민속놀이
참여단체 삼성중학교
수상(단체상) 아리랑상 (축제추진위원장상)

종목소개

"천석 거북이 들어갑니다. 만석 거북이 들어갑니다.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오고…" 거북을 끌고 가는 질라아비가 정해진 집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있는 힘을 다해 부르는 거북이 노래다. 충북 음성군은 지역 대표 민속놀이인 ‘음성거북놀이’의 맥을 3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1930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놀이가 중단되어 기억에서 사라졌다가, 1980년대 주민들이 재현해 맥을 잇고 있다. 현재는 매년 향토 축제인 ‘설성문화제’에서 전통 민속놀이 보존 행사로 재현되고 있으며. 해마다 충북민속예술제에 출전하고 있다.

거북놀이는 원래 아이들이 주동해 거북을 만들고, 집집이 다니며 마당놀이를 해준 대가로 방문한 집에서 음식과 쌀을 얻은 것에서 시작했다. 그런데 이 놀이에 성인들의 농악이 개입하면서 그 구성 방식이 크게 변화했다. 그런 구성을 갖추게 된 것은 윤병준의 《음성거북놀이조사서》에 수록된 내용을 근거로 한다.

다만 거북놀이가 형성되고 전승되기 시작한 시기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다만 거북과 관련한 기록은 《삼국유사[三國遺史]》에 수록된 《수로신화[首露神話]》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가 있다. 수로신화에는 <구지가[龜旨歌]>가 전해지는데,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만약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라는 내용이다. 여기에서는 거북을 주술적으로 활용해 자신이 소원하는 바가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점에서 현재의 거북놀이가 가진 거북 상징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거북이 용왕의 사자로서 물을 상징한다는 점은 농경문화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임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거북놀이를 연희한 지역은 감곡면 왕장리, 삼성면 용대리 밤개울, 소이면 갑산리 정주안 등이다. 추석을 지내면 주민들은 마을 공터나 광장에 모여 거북과 질라아비 복장 등 소품을 만는다. 거북은 한 해 풍요에 감사하며 수숫잎, 옥수수잎, 왕골, 볏짚 등을 이용해 성인 남자 2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만든다.

거북놀이는 지신밟기처럼 길놀이, 문굿, 샘굿(용궁굿), 터주굿, 조왕굿, 마당놀이 순으로 진행한다. 놀이대는 용기수, 질라아비, 어릿광대, 용기잡이, 농악대 등 주민 19명이 참여한다. 때에 따라 풍물 없이도 할 수 있고,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도 있다.

마을 공터에서 출발해 정해진 집에 도착하면 거북 노래를 부른 뒤, 집 안 우물에서 농악대 장단에 맞춰 한바탕 춤을 춘다. 거북 노래는 시작부터 끝까지 풍년 기원과 건강하게 살도록 도와달라는 기복[祈福]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장독대 터주가리(터주로 모시는 짚단)로 가서 터주굿을 마친 뒤, 부엌에서 조왕굿을 한다. 조왕굿을 끝내면 마당놀이를 이어가는데, 이때 집주인은 추석에 준비한 떡, 과일, 술 등을 접대한다. 놀이대는 덕담의 뜻이 담긴 거북 노래를 부른 뒤 다음 집으로 향한다.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에서 재현한 거북놀이의 경우에는 이와 달리 길놀이, 문굿, 샘굿, 터주굿, 조왕굿, 마당놀이 순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갑산리는 농악경연대회에 출품하기 위해 거북놀이를 했다고 한다.

  1. 길놀이 거북과 질라아비 복장 등 소품 제작을 마치면 거북 모형 안에 두 명이 들어가 거북 역할을 한다. 전체적인 거북놀이 놀이대의 편성을 보면, 맨 앞줄에 용기수가 서고, 그 뒤로 농기수, 영기수, 질라아비·거북, 어릿광대, 의원, 남종, 여종, 머슴, 농악대, 구경꾼 순으로 선다. 길놀이 출발 장소는 마을 어귀나 마을의 큰 공터로, ‘길가락(좋다 가락이라고도 부르며, 칠채와 굿거리의 혼합 가락)’에 맞춰 미리 정해진 집으로 간다.

  2. 문굿 정해진 집 문 앞에 도착하면, 농악대는 오방진 앞가락의 변형 가락을 치다가 상쇠의 신호에 따라 농악을 멈춘 후 문굿을 하는데, 이때 질라아비는 “천석거북이 들어갑니다 / 만석거북이 들어갑니다 / 문을 열면 만복(석)이 들어오고 / 땅을 쓸면 황금이 쏟아져 나오니 / 이댁의 문을 활짝 열어주소서” 하는 덕담을 한다. 덕담이 끝나 주인이 문을 열어 주면 거북을 앞세우고 놀이대가 집 안으로 들어간다.

  3. 샘굿(용궁굿) 집 안으로 들어선 놀이대는 집 우물로 가서 농악대의 칠채가락과 다드래기 가락, 휘몰이 가락에 맞춰 춤을 추다가 농악을 그친다. 이어 “용왕님! 용왕님! 사해용왕님, 동해용왕 광연왕 / 남해용왕 광덕왕, 서해용왕 광진왕, 북해용왕 광태왕 / 이댁에 샘물이 콸콸 솟게 해 주소서 / 동에는 청연수 남에는 정연수 / 서에는 백연수 북에는 흑연수 / 한가운데에 황연수 모아다가 / 이댁 가중으로 들어오게 하여 / 이물로 밥을 지어 잡수시면 / 일년 열두달 과년 열석달 / 삼백육십오일 내내 갈지라도 근심걱정 / 무안질병 삼재팔난 하나 없이 천지 점지해 주소서” 하는 질라아비의 덕담이 끝나면 농악대 상쇠가, “뚫러라 뚫러라 물구멍만 뚫러라” 하면서 꽹과리 장단을 치면 농악대가 크게 따라 후창한다.

  4. 터주굿 샘굿을 마친 놀이대는 장독대나 장독대 옆의 터주가리로 가서 터주굿을 한다. 이때 농악대가 자진모리 가락과 휘몰이 가락을 치다가 멈추면 질라아비가, “말을 먹이면 용마가 되고 / 소를 먹이면 억대우가 되고 / 닭을 먹이면 봉황이 되고 / 개를 먹이면 마구할미 청삽사리 네눈박이 되어 / 이집문간 중방에 턱을 걸고 오시는 손님 받아들이고 / 가는 손님 불러들이고 / 컹컹 짖는 소리 / 이근방 만금복록 이 댁으로 무럭무럭 들어오게 해 주소서” 하고 덕담을 한다.

  5. 조왕굿 터주굿이 끝나면 농악 가락을 치면서 부엌으로 가서 조왕굿을 한다. 부엌 문턱에서 질라아비가 거북에게 큰절을 시키면 농악대가 자진모리 가락과 휘몰이 가락을 치다가 멈추고, 질라아비가 “조왕님 조왕님 / 삼만육천 성주대신/팔만사천 제대조왕 / 삼불제석 산신님네 / 산신국사 토지지신 / 조상부모 혼령님네 / 조왕님 조왕님 / 검은 솥에 화식 익혀 먹을 때도/아무 거침없이 수복다남 부귀영화 누리게 하소서” 하면서 조왕굿 덕담을 한다.

  6. 마당놀이 조왕굿을 끝내면 놀이대는 마당에서 한바탕 질펀하게 노는데, 이때 농악대는 좋다가락과 오방진가락, 칠채가락, 육채가락으로 흥을 돋우다 다드래기가락과 휘몰이가락으로 놀이판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이쯤 되면 거북은 마당을 돌며 흥겹게 놀다가 쓰러지고, 질라아비가 거북이 쓰러졌다고 소리치면 놀이대 일행이 거북 주위로 모여든다.

    음성거북놀이는 다른 지역에서 연희하는 거북놀이와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첫째, 여주·이천 지역 거북놀이에서는 거북을 만들면 먼저 거북에게 치성을 드린 후 거북놀이를 시작하는데, 음성거북놀이에서는 별도의 치성을 드리지 않는다. 둘째, 놀이대를 보면 음성거북놀이에는 여주·이천 지역 거북놀이에서 볼 수 없는 의원이 편성되어 있다. 셋째, 여주·이천 지역 거북놀이의 길놀이에서는 장승 앞에서 장승굿(성황굿)과 동네 우물에서 우물굿을 하는데, 음성거북놀이에서는 각 가정의 우물에서 우물굿을 한다. 넷째, 음성거북놀이는 여주·이천 지역 거북놀이 농악대에는 없는 재파리(자바라)를 사용한다.

관련링크

자료출처

  • 출처 : 『한국민족예술축제60년. 변화와 도약 해적이』
  • 발행연도 : 2019.12.31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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