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농악(2020,부산시)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비석 위에 세워진 마을

천마산 기슭의 부산 아미동에선 옛 부산부의 중심인 원도심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과거 가장 번화했던 중심지에서 살짝 비낀 변두리. 그러나 이같은 도시의 그림자가 없었다면 부산이 제2의 수도로 불릴 만큼 번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지금의 역사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부산 서구 아미동은 오늘날 비석문화마을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이주한 일본인들의 공동묘지였던 자리에 들어선 마을인데, 단단하고 거대한 비석을 주춧돌이나 계단·담장으로 사용한 흔적이 남아 있어 이러한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주거지 곳곳에 쌓인 비석들 때문에 한때 도시엔 괴담이 넘쳐나기도 했으나 그 독특한 공간적 특성 때문에 이 마을은 개항 초기부터 현재까지 부산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부산농악’의 시작

부산 서구에는 개화기 이전부터 농경지가 많아 농악이 번성했고, 각종 농악대회가 자주 열렸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됐고, 농악 역시 빠르게 사라져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는 실정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이 뜻을 모아 1952년 아미농악단을 창단하게 되는데, 이것이 현재 부산농악의 시초로 꼽힌다. 아미농악단은 연희로 생계를 충당하는 전문 걸립패로, 각지에서 풍물 연희자로 활동하던 이들이 전쟁을 계기로 아미동에 모이게 된 것이다. 당시 아미농악단의 주된 활동은 이렇게 이뤄졌다. 정초인 음력 초사흘 부산 아미동에서 걸립을 시작해 유월까지 부산 전역을 돌고 차츰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포항 구룡포까지 뻗어 나갔다. 하절기에는 남해안 해안선을 따라 걸립을 하기도 했으며, 때때로 절걸립과 포장걸립을 했다. 1960년대 아미농악단의 활동은 부산을 넘어 경상도 일대로 뻗어 나갔다. 뛰어난 기예를 갖춘 덕에 여러 경연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이다. 그리고 1980년 들어 ‘부산아미농악’ ‘부산농악’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부산농악’은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부산농악은 강인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경상도 특유의 흥이 배 있는 부드러운 춤이 가미된 것이 특징이다. 춤사위가 다양하고 덧배기 장단이 많이 들어가 있으며, 판제에는 농사풀이의 모습이 등장한다. 상쇠놀음과 상모·벅구놀이, 또 설장구 등 각 악기 치배들의 기예도 무척 뛰어나다. 특히 북가락이 일품으로 꼽히는데, 그 기교에는 지역색이 잘 드러난다. 또한 들벅구(들버꾸)를 제외한 모든 치배들이 상모를 쓰고 등장해 상모놀이를 하는 것도 보는 재미를 더하는 부분이다.

주목! 이 장면

제1마당의 맞춤굿과 마당굿은 부산농악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아미농악에서부터 전해지는 특유의 상모놀음과 쇠가락을 주목해 볼 것. 또한 치배들의 춤사위가 다채롭게 구성되기에 모의 놀이인 농사풀이와 북단체놀이를 눈여겨보면 부산농악만의 흥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1. 제1마당 흩어진 농악단원을 집합시키기 위해 상쇠가 단마치장단을 울리면 모듬굿으로 전원이 한자리에 모인다. 행진굿인 길군악을 울리고 농기를 선두로 세워 행진한 후 인사굿을 올린다. 이후 맞춤굿을 하며 모든 재비들이 대형을 맞춰 선다. 이 부분은 부산농악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부분이다. 호호굿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마당굿을 하며 본격적으로 판을 열기 위한 준비를 마친다.
  2. 제2마당 늦은 춤 장단에 맞춘 상모꾼들의 웃장놀음이 일품이다. 집주인을 부르는 문굿, 오방의 잡귀를 몰아내는 오방진굿, 마을 우물이 청정하고 넉넉하기를 바라는 우물굿이 차례로 진행된다. 이후 굿거리굿·덧배기굿·호호굿·가락굿이 진행되고 영산다드래기로 마무리한다.
  3. 제3마당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적힌 농기를 앞세워 농사풀이를 진행한다. 씨 뿌리기부터 모찌기·모심기·김매기·벼 베기 과정을 연희로 보여준 뒤 풍년굿을 치며 흥겹게 풍년가를 부른다. 경상도 특유의 굿거리장단과 덧배기 장단으로 마무리한다.
  4. 제4마당 치배들의 개인놀이를 엿볼 수 있는 마당. 상쇠놀이·상모놀이, 장구의 개인놀이, 대북놀이, 마지막 열두발 상모놀이로 대미를 장식한다.

인물 이야기

“경상도 농악의 기량을 보여주는 장” ___ 이용환(부산농악보존회장)

맞춤굿과 마당굿에서 펼쳐지는 특유의 상모놀음과 쇠가락, 치배들의 다채로운 춤사위는 부산농악을 대표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산농악보존회의 연행자들은 농악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입니다. 직업으로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이외에는 연희나 국악 전공자들로 구성되지요. 모든 출연진의 기량이 아주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1980년 시도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해 판을 벌일 때는 아미농악으로부터 전해지는 전통적인 면을 재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전체 판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줘야 하므로 부산농악의 특징 중 하나인 덧배기와 북 단체놀이를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부산농악의 판굿은 들버꾸를 제외한 모든 치배들이 상모를 쓰고 나와 상모놀이를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 년 농사일을 모의로 재현하는 농사풀이가 있다는 점과 설장구놀이·벅구놀이·북춤 등 개인놀이가 발달한 것도 특징이지요. 경북 지방의 판굿을 바탕으로 하고 부산 지역의 덧배기춤이 가미돼 경상도 농악의 일반적인 면을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도 춤사위가 발달한 것이 부산농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번 한국민속예술제를 통해 타지역의 전통예술인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됩니다. 또한 부산 지역의 특색을 고스란히 가진 부산농악을 전국에 선보일 기회에 참가하게 돼 지역 예술인으로서 보람이 큽니다.

참고 문헌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heritage.go.kr). 우신구, 『아미동 이야기-포개진 삶, 겹쳐진 공간』, 국립민속박물관, 2020. 황경숙, ‘부산농악’,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문화재 지정 현황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부산농악 (1980.02지정)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농악 (2014.11등재)

관련링크

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동영상자료

민속곳간이 제공한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입니다.
출처 표기 후 사용가능하나, 상업적 이용 및 내용을 변형 또는 재가공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