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뗏몰놀이 소리(2021,함경북도)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뗏목을 타고 남으로 흐르는 애환의 소리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가로지르는 두만강은 얼마나 많은 사연을 품고 있기에 ‘눈물 젖은 두만강’이라는 노래가 생겨났을까. 함경북도와 평안남북도 일대에 걸쳐 펼쳐진 넓은 고원 지대인 함경도 개마고원은 예부터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나무가 우거진 산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함경북도 주민들은 개마고원에서 나무를 벌채해 '소발귀'라는 썰매에 싣고 백두산 동남부 해발 1,500m의 무산고원의 하구인 삼장까지 운반했다. 낙엽이 지는 가을에 산에 올라 이듬해 봄이 올 때까지 벌목을 했으니 고단한 과정에서 노래가 절로 흘러나왔을 것이다. 이들은 북녘의 눈이 다 녹을 즈음이 되어서야 하산할 수 있었는데, 눈이 다 녹아 강물로 흐르면 벌목한 나무로 떼를 엮어 강 하류 지역으로 나무를 운반했다. 뗏목에 오르는 사람의 수는 나무를 엮은 크기에 따르나 2~3명에서 많게는 5~6명이었다. 물이 흐르는 속도에 따라 여정은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까지 이어졌다. 긴 여정 동안 뗏목에 몸을 맡긴 채 생활하는 것이 여간 고단하지 않아 나이가 들면 뗏목에 오를 수도 없었다. 벌목을 하거나 나무를 운반하고, 뗏목을 타는 것이 어려워진, 나이든 사람들은 옛 향수를 달래기 위해 강에서 뗏목을 타던 시절을 노래로 지어 불렀다. 이렇게 뭍에서 마을 사람들이 뗏목꾼 생활을 추억하며 즐기던 노래는 점차 뗏목놀이로 변모했다. 마을 별로 형편에 맞춰 놀이의 구성을 조금씩 달리하기도 했지만, 산을 오르는 데서 시작해 산판에서의 생활, 뗏목 위에서의 고단한 날들에 관한 내용은 빠지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도 뗏목꾼들의 설움을 더했다. 원목을 삼장에서 두만강에 띄워 동해에 닿으면, 나무는 배나 동해안 철로를 타고 부산에서 일본으로 실려 나갔다. 고된 노동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대의 애환까지. 함경도 민요에 눈물 젖은 애절함이 밴 까닭이다. 두만강 뗏목놀이 소리는 함경북도 지역에서 명절 등 놀이 때마다 즐겨 연행되었으며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함경도 지역의 생업을 담은 놀이였다. 그러나 광복 이후 6.25 전쟁을 거치며 피란길에 나선 함경도 지역민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그나마 남아있던 주민 역시 생계를 위해 각기 다른 생활 터전을 잡아 생활하면서 한동안 잊혀진 소리로 존재해왔다. 이후 생활이 안정되고 함경도 실향민을 중심으로 놀이는 다시 명맥을 찾았다. 다만 내용과 줄거리는 복원되었으나 남북 분단의 아픔으로 많은 동료를 잃은 데다, 이를 기억하는 1세대의 고령화로 중요 대목의 노래를 잃어버려 공연을 재현하는 데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남아 있는 두만강뗏목놀이소리는 꾸준한 음원 발굴과 고증을 거쳐 재현한 것으로, 일꾼들의 구성진 노래 가락과 몸짓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산신령에게 벌목꾼의 안녕을 비는 마을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1과장에서부터 산방곡을 부르며 산을 오르는 벌목꾼의 힘찬 노랫소리까지. 마을 사람이 함께 뗏목 위에서 부르는 제6과장은 놀이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뗏꾼들이 돌아와 다 같이 한바탕 춤을 추며 어울리는 마지막 과장은 그간의 한과 시름을 풀어내며 흥겨운 여운을 자아낸다.

주요 장면 구성

  1. 마을 치성과 환송 벌목꾼들이 벌목하러 떠나는 날 이른 아침에 아녀자들이 모여 산판으로 떠나는 이들의 안전을 위하여 신에게 치성을 드리는 의식을 치룬 후 산으로 오를 채비를 한다.
  2. 벌목꾼 산 오르기 깊은 산에 사는 위험한 짐승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징과 꽹과리·장구·북 등 악기를 연주하고 산방곡을 부르며 산을 오른다. 벌목을 할 산판에 도착하면 나무 주변에 쌓인 눈을 밟고 땅을 다진다.
  3. 벌목하기 벌목할 지경을 설정하면 목신과 산신령에게 벌목을 알리는 제를 지낸다. 나무를 벨 준비가 되면 ‘나무하는 소리’를 부르며 나무를 하고 ‘톱 소리’를 부르며 나무를 자른다.
  4. 나무 운반 운반을 위해 재단한 나무는 밧줄을 매고 밧줄에 목도채를 꿰어 4명 이상이 조를 이뤄 어깨에 둘러메고 운반한다. 이때 나무 기둥을 함께 맨 네 사람의 호흡이 중요한데 발걸음을 맞추고 장애물에 대한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목도소리’를 하며 산을 내려온다.
  5. 뗏목엮기와 뗏목 보내기 뗏목을 엮으며 노래를 하고 아녀자들은 뗏꾼들을 보내기 위한 물 고사음식 등을 준비한다. 마을 사람들이 어울려 춤추며 놀고, 뗏목을 띄우기 전 고사를 지낼 준비를 한다.
  6. 뗏목 띄우기 뗏목을 띄우기 위해 뗏목을 물길에 들어서게 하는데 도비라는 긴 장대를 이용하여 뗏목을 움직이며 ‘유송곡’을 부른다. 뗏목에 물에 뜬 이후에는 유벌가를 부르며 기나긴 고독의 여정을 떠난다.
  7. 뗏꾼들의 귀향 두만강을 따라 뗏목을 운반한 뗏꾼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마을 사람들과 재회하여 어울려 그동안의 고된 노동에 따른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태평을 기원하는 놀이를 한다.

민속 현장에서

“두만강 뗏목놀이소리는 두만강 일대에서 벌목 및 뗏목 제작, 목재 운반 등 노동을 하면서 부르던 소리입니다. 함경도의 개마고원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낙엽송 삼림이 있는데, 이 지역 주민들은 이 원목을 채벌하고 뗏목으로 엮어 두만강에 흘려 보내 생계를 이어갔지요. 이 과정에서 작업 과정별로 수많은 노래가 구전되어 두만강뗏목놀이소리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6.25 전쟁 이후 남하한 분들이 옛 정취를 못 잊어 남한에서 공연해왔으나 꾸준히 공연되지 못하고 흔적만 남았다가, 옛 자취를 조각조각 모아 음원을 재발굴하여 다시 완성한 작품입니다. 재구성 과정에서 북과 장구로만 구성된 장면을 탈북민 풍물놀이팀으로 대체해 마당놀이 형태로 흥을 돋울 수 있도록 새롭게 연출했습니다. 두만강뗏목놀이소리는 함경북도의 위상을 높이고, 민족예술의 명맥을 이어가며 우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하나의 끈입니다. 이북민들로 구성된 저희 보존회는 앞으로도 민속 무형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려 합니다. 92만 실향민과 72년 망향의 한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부디 이 소리가 꾸준히 이어져 미래 세대에도 잊히지 않는 놀이문화로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 마부일(함경북보민속예술보전회 간사)

문화재 지정 현황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두만강뗏목놀이소리 (2007.06지정)

관련링크

자료출처

  • 출처 : 『제62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1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동영상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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