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율탈춤(2021청소년,인천시)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탈에 가려진 우리네 이야기

황해도 서쪽의 은율은 농사가 잘돼 곡식과 과일 등 작물이 풍부하고 서해를 통해 어획한 식량도 넉넉한 지역이었다. 놀이가 벌어지면 주민들은 선뜻 기금을 내놓았고, 단옷날이면 몰려든 상인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늘날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가면극은 다양한 이름을 지닌다. 황해도에서는 ‘탈춤’, 서울·경기 권역에서는 ‘산대놀이’, 부산에서는 ‘야류’, 경상남도에서는 ‘오광대’ 등으로 불린다. 엄격한 의미의 탈춤은 본래 황해도(해서) 지방의 가면극을 가리킨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봉산탈춤·강령탈춤을 비롯한 여러 종류가 널리 전해지면서 ‘탈춤’이라는 말이 가면극 전체를 대변하게 됐다. 은율탈춤은 본래 황해도 은율군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6.25 전쟁 당시 은율탈춤 연희자들이 월남하면서 남한에서 그 형태가 복원됐고, 현재 인천광역시 남구에 전수회관과 보존회를 두고 있다. 해서탈춤은 또다시 기린·서흥·봉산·재령·신천·안악 지역으로 대표되는 봉산탈춤형과 옹진·강령·해주를 중심으로 한 해주탈춤형으로 나눌 수 있다. 다만 은율탈춤은 지리적 위치나 가면·의상·춤동작 등 여러 면으로 볼 때 두 유형 사이에서 중립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은율탈춤은 다른 해서탈춤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큰 명절인 단오를 기해 삼 일간 내리 연행된다. 또한 종종 석가탄신일과 백중날에도 무대가 펼쳐졌다. 연희가 끝나면 다른 가면극과 마찬가지로 가면을 불태운다고 전해진다. 탈판은 총 여섯 마당으로 구성된다. 제1과장 사자춤에선 놀이판을 정화하는 의미로 흰색 사자가 등장해 춤을 춘다. 일반적으로 사자탈 앞뒤로 사람이 두 명 들어가는데, 은율탈춤의 사자에는 세 명이 들어가는 것이 다른 점이다. 제2과장 헛목춤(상좌춤)에서는 흰 고깔을 쓰고 꽃 가사를 두른 상좌가 등장하고, 제3과장 팔먹중춤(팔목중춤)으로 넘어가면 여덟 명의 목중(먹중)이 차례로 등장해 어구를 중얼거리며 춤을 춘다. 제4과장 양반춤에선 양반 삼 형제가 말뚝이와 등장해 신랄한 풍자를 이어가고, 제5과장 노승춤에선 술에 취한 노승이 등장해 최괄이와 새맥시(소무)를 차지하고자 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마지막 과장인 제6과장 미얄할미·영감춤으로 마무리한다. 다른 탈춤과 마찬가지로 은율탈춤 역시 가면 뒤에 서서 풍자를 통해 주제 의식을 전달한다. 파계승과 양반에 대한 비판과 일부다처제 등 제도와 서민의 애환에 대한 풍자 등이 포함된 것은 동일하나 우리에게 익숙한 봉산탈춤과의 차이점은 무엇인 지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시작을 알리는 가장 첫 장면, 사자춤에는 3명의 아이들이 합을 맞춰 한 몸이 되어 움직이고, 목중춤에서는 화려한 의상에 어울리는 역동적인 춤사위를 선보인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을 뗄 수 없는 무당굿이 등장한다. 어느 한순간도 놓치지 말아야 할 정도로 모든 장면이 주목할 만하다.

주요 장면 구성

  1. 제1과장 사자춤 은율탈춤의 개장을 알리는 사자춤으로 탈판의 문을 연다. 사자탈이 등장하는 이 춤은 의식무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탈판의 잡귀를 쫓고 정리하는 의미를 지닌다. 사자의 다리가 여섯 개라는 점이 다른 탈춤과 다른 점이다.
  2. 제3과장 팔목중춤 불교의 타락을 풍자하는 과장. 타락한 목중 여덟 명이 등장해 각기 재담을 하며 나름의 춤을 춘다. 유독 활발한 황해도 지방 탈춤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과장이다.
  3. 제6과장 미얄할미·영감춤 미얄영감과 할미, 뚱딴지집의 삼각관계가 드러나며, 서민 생활의 애환을 풍자하는 부분. 영감을 찾아다니던 할미가 드디어 그를 만났으나 영감에게는 이미 젊은 첩이 생긴 뒤다. 할미는 뚱딴지집과 싸움을 벌이다 떠밀려 죽게 된다. 할미의 혼을 달래주기 위한 마지막 장면에 무당이 등장해 진오귀굿을 하는데, 이 굿의 비중이 상당한 것이 은율탈춤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민속 현장에서

“은율탈춤동아리 얼쑤는 인천 강화도 최북단인 강화군 양사면 양사초등학교로부터 시작된 동아리입니다. 양사초등학교는 2003년 은율탈춤 전수학교로 지정돼 현재까지 운영 중이며, 3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은율탈춤을 배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면 그간 배운 것을 이어서 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의 아이들을 모아 청소년 은율탈춤 동아리를 만들게 됐습니다. 양사면에 거주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18명이 이번 대회에 참가합니다. 양사초등학교는 거의 매년 전국청소년탈춤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자타공인 은율탈춤 전수 교육기관입니다. 동아리를 구성한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전국 대회에 인천광역시 청소년 대표로 참가하게 돼 굉장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 습니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연연하기보다는 서로를 도와주고 배려하며 연습하는 시간이 더욱 가치 있다고 여깁니다. 최소 스무 명 이상이 한자리에 모여 연습해야 하므로 배려하는 마음과 합을 맞추고자 하는 자세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상대의 동작이나 장단에 귀를 기울이고 집중해야 하지요. 그렇기에 은율탈춤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큰 배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한국민속예술제 참가를 계기로 함께 배우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내가 아닌 ‘우리’의 가치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김혜영(은율탈춤동아리 얼쑤 대표)

문화재 지정 현황

-국가무형문화재 은율탈춤 (1972.02지정)

관련링크

자료출처

  • 출처 : 『제62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1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동영상자료

민속곳간이 제공한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입니다.
출처 표기 후 사용가능하나, 상업적 이용 및 내용을 변형 또는 재가공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