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정보
김만경 외애밋들 들노래(2020,전라북도)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하늘과 땅이 맞닿도록 너른 벌판
호남평야의 중심지 김제는 끝없이 펼쳐지는 너른 평야를 자랑한다. 전라북도 중서부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이자, 매년 가을 지평선축제를 열 정도로 땅과 하늘이 맞닿은 풍경이 아름다운 지역. 삼한 때부터 쌀농사가 시작돼, 백제 때는 ‘벼의 고을’이라는 뜻으로 벽골 혹은 볏골이라고 불렸다 전해진다. 곳곳에서 출토되는 다양한 농경 유물은 이곳의 농경 문화가 아주 오래됨을 보여준다. 비록 현재는 여주나 이천 쌀이 널리 알려졌지만, 김제 만경평야의 ‘전라도 옥백미’의 명성은 여전히 자자하다. 이곳 사람들은 김제나 김만평야를 설명할 때 ‘징게맹갱 외애(에)밋들’ 혹은 ‘징게맹개 외배미들’이라고 부른다. ‘징게맹갱’은 김제 만경을 뜻하고, ‘외애밋들(외배미들)’은 이 (논)배미 저 (논)배미 할 것 없이 모두 하나로 툭 트여 있어 너른 들판을 이룬다는 의미다. 즉, ‘징게맹갱 외애밋들’은 ‘김제 만경의 너른 벌판’이라는 뜻. 게다가 만경읍은 논두렁이 만 개라는 뜻에서 ‘만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하니 얼마나 들이 넓고 풍요로울지 자연스레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김만경 외애밋들 들노래’의 시작
그리하여 언뜻 보기에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김만경 외애밋들’이란 김제 만경의 너른 들판을 부르는 애칭인 셈이다. ‘외애밋들 들노래’ 혹은 ‘금만경 들노래’라 전해지는 이 종목은 만경평야를 배경으로 한 농요이자 농사일에 관련한 민속놀이다. 삼국 시대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저수지인 벽골제를 배경으로 벽골제 쌍룡놀이(전라북도 민속문화재 제10호), 월촌입석(전라북도 민속문화재 제7호)에서 벌어지는 입석줄다리기 등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외애밋들 들노래에는 직접 농사를 지으며 불리던 노래가 구전으로 남아 있다. 농부들이 일하며 부르던 노동요를 일컫는 ‘들노래’는 지역마다 비슷하면서도 각자 특색을 지닌 채 전승되고 있다. ‘모찌는노래’ ‘모심기노래’ ‘논매기노래’ 등 몇 가지 노래로 구성되고, 장면 사이에는 농사짓는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김만경 외애밋들 들노래는 시대가 지나면서 점차 그 고유의 가락과 놀이가 사라졌으나 1990년대 후반 만경읍 대동리와 장산리에 전해지던 농요를 채록하면서 복원 및 보존이 진행됐다. 비록 체계적인 악보로 기록된 노래는 전해지지 않지만, 농부와 풍물패가 주거니 받거니 소리를 이어가는 모습은 그 시절 우리의 일 풍경이 어떠했는지 상상하게 한다. 김만경 외애밋들 들노래는 10여 개의 장면과 소리로 구성된다. 집터를잡는노래를 시작으로 달구질노래·집들이노래·액맥이노래·논꾸미는노래·모심는노래·지심매는노래·두 번째 지심매는노래·만두리노래·장원질노래·벼베는노래·등짐노래·계상질노래·타조(타작)노래 등이 있으며, 연행되는 무대에 따라 장면 구성을 달리해 공연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
주목! 이 장면
모찌는노래·논매기노래처럼 들노래를 구성하는 일반적인 노래보다는 김만경 외애밋들 들노래에서만 감상 가능한 장면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 논꾸미는노래·장원질노래·벼베는노래·계상질노래·방아찧는노래 등 다섯 장면은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노래이니 놓치지 말 것.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 입장 모든 참여자가 악기와 도구를 들고 기수를 따라 원을 그리며 입장한다. 가운데에 설치된 당산나무에 인사를 올린다.
- 논꾸미는노래 농부들이 괭이를 들고 주위를 돌며 논을 꾸미는 장면.
- 모심는노래 나란히 서서 모를 심으며 농부가를 부른다. “여 여어허 여어허 여~~루 상 사 뒤 여/ 이 논뱀이어다 모를 심으니 장잎이 펄 펄 영화로구나/ 이마우에 흐르는 땀은 방울방울 열매맺고/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구나 김만경 들판에 풍년이 왔네/여화 여루 상사뒤여/ 여기도 꽂고 저기도 꽂도 헐방없이 꽂아주세/ 나렸다네 나~~렸다네 전라어사가 나렸다네/ 떠들어온다 떠들어온다 점심밥이 떠들어 온다”
- 지심매는노래 모심는노래를 마치면, 김매기를 하며 지심매는노래를 부른다.
- 만두리노래 김매기를 마무리하면서 만두리노래를 부른 뒤 목말을 태우고 원형으로 전진한다. 장원질노래가 이어진다.
- 벼베는노래 벼를 베는 모습을 흉내 내며 노래를 계속한다.
- 등짐노래 추수한 벼를 짊어지고 크게 원진을 만들며 동네로 돌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 방아찧는소리 한쪽에서는 벼를 훑고, 옆에서는 도리깨로 타작한다. 노래를 부르며 방아 찧기까지 이어진다.
- 마무리 모든 장면을 마무리하고 나면 풍물패가 신나게 풍악을 울린다. 전원이 원진을 만들어 인사하고, 신나게 퇴장한다.
인물 이야기
“들노래, 가장 서민적이고 일상적인 노동요” ___ 박보현(김만경 외애밋들 들노래 연출자 및 선소리꾼)
김제는 우리나라 최초로 논농사가 이뤄진 지역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벽골제가 있는 곳입니다. 그렇기에 김만경 외애밋들 들노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깊은 역사를 지닌 농요이자 들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요는 우리 선조들의 농사 현장에서 노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예술 행위이면서 지역민의 구심체를 형성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김제 지역의 농요를 보면, 메기고 받는 남도 계면조의 선법을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몇몇은 일정한 형식과 정해진 장단 없이 노래하기도 하지요. 모를 심기 전에 논을 고르는 장면부터 추수를 마치고 방아를 찧는 장면까지 수많은 노래가 담겨 있습니다. 저희는 2018년에 처음 한국민속예술제에 참가했습니다. 당시에는 우리 농요를 최대한 많이 보여주고 싶어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장면으로 구성했는데요. 이번에는 가사도 조금 줄이고, 농부들의 흥겨운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을 다듬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농사짓던 시절에 부르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 목표이니 가장 서민적이고 일상적이던 노동요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저희 종목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지요. 김만경외애밋들노래보존회에서는 지역 민속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백중날과 같은 때 열리는 세시풍속 행사에 참여하고 있고, 농요 강습을 하며 이런 민속예술대회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회원 70여 명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 농업 중심지로서, 대한민국 대표 농요의 실력을 보여주겠습니다.
참고 문헌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heritage.go.kr). 소공영, ‘외애밋들 들노래’,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grandculture.net).
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동영상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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