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정보
흥룡마을 가마놀이(2020,대전시)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대기만성의 기운을 지닌 마을
지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심장부에 위치한 중도이자 행정 기능의 이전으로 성장한 도시 대전은 우리말 ‘한밭’을 한자어로 부르며 정착하게 된 이름이다. 넓은 들판이라는 의미의 대전은 경제 성장의 역사와 함께 리 단위에서 시·직할시를 거쳐 현재의 광역시까지 성장했다. 그러한 발전 과정에서도 농경 생활과 관련한 민속놀이는 꾸준히 있었고, 향촌 사회를 중심으로 한 동계와 두레, 마을신앙에도 주민 대다수가 참여해왔다. 대전의 웃다리농악과 부사칠석놀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오늘날 대전 동구 가양2동 부근은 과거 ‘흥룡’ ‘흥농’ ‘흥룡마을(흥룡골)’이라 불렸다. 매봉 동북쪽에 있던 이 마을은 고물개봉과 두루봉을 아우르며 내흥룡과 외흥룡으로 구성되는데, 풍수지리적으로 인재가 나올 만한 지형이라 대기만성형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흥할 ‘흥’, 용 ‘용’을 합쳐 흥룡이라 부른 것이다. 대전의 지명 중에는 ‘용’ 자가 들어가는 곳이 다섯 곳 있다고 알려진다. 흥룡마을은 그 오룡 가운데 하나다.
‘흥룡마을 가마놀이’의 시작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로 흥룡마을의 흔적은 사라지고 사람들도 많이 바뀌었지만, 예부터 전해지는 산신제와 거리제는 아직도 전승되고 있다. 오늘날 가양동의 뒷산을 ‘꽃산’이라고 하는데, 그 산 중턱에는 산제당이 있으며 그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는 두껍바위(거북바위)가 있다. 사람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 상원(작은보름) 밤이면 산제당에 가 산신제를 올리고 두껍바위로 이동해 거리제를 지냈다. 이날이면 안과태평을 비는 소지를 올림으로써 동네 사람들 모두가 평안하기를 기원했다. 사실 이 놀이에는 전설이 하나 전해진다. 오래전 노인이 낮잠을 자다가 이상한 꿈을 꾸게 됐다. 떠꺼머리총각이 나타나 자신은 전쟁 중에 전사했는데, 그 한을 풀어달라고 한 것이다. 또 거리제를 지내며 가마가 와서 놀아주면 마을의 걱정거리가 없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총각은 그 장소로 두껍바위 아래를 가리켰고, 노인은 그 소원을 들어주기로 약속했다. 다음날, 마을 사람들과 의논한 노인은 산신제와 거리제를 지내기로 한다. 이후로부터 마을의 걱정이 사라지게 됐고, 산신제와 거리제는 흥룡마을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또 거리제를 지낸 후에는 뒤풀이 격으로 가마놀이를 벌였다. 가마놀이는 출가를 앞둔 처녀가 적기에 결혼해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원하는 흥룡마을만의 의례다. 놀이를 앞두고 마을 주민들이 모여 정월 대보름을 앞둔 밤, 산제당에서 제를 지낸 뒤 두껍바위에서 거리제까지 마친다. 이후 음복 단계에서 여러 마을의 가마들이 모여 두껍바위를 돌며 신을 즐겁게 하는 유희를 진행한다. 이때 민요 ‘흥룡마을가마놀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 특징. 이로써 모두가 즐겁게 처녀의 행복한 결혼과 마을 전체의 안녕과 행운을 기원한다. 오늘날에는 대전광역시 동구 가양2동 흥룡마을 주민들에 의해 전승되고 있으며, 매년 흥룡마을 가마놀이 재연 벚꽃축제를 열고 있다.
주목! 이 장면
민속놀이 중에서도 가마놀이는 쉽게 보기 힘든 종목이다. 게다가 대부분 마을의 민속예술이 농악이나 두레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에 비해 흥룡마을의 가마놀이는 자손의 번성과 행복한 가정생활을 기원하는 놀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른 것보다도 모든 사람들이 어울려 흥겹게 춤추는 과정을 살펴볼 것.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 산신제 음력 정월 초사흘, 마을 사람들이 풍장을 치며 걸립을 하고 도가를 정하던 의례를 보여준다. 대문 앞에 황토를 뿌리고 제주와 마을 사람들이 고목에 산제를 지낸다. 축문을 읽고 제사가 끝나면 횃불을 돌린다.
- 소지 올리기 제물을 산제당 동쪽에 놓고 두껍바위에 모닥불을 피운 뒤 축문을 읽는다. 부정을 없애고 신에게 소원을 비는 소지를 올린다. 제주가 절을 올리면 동민들도 이를 따라 한다.
- 두껍바위 가마 돌기 두껍바위를 중심으로 토속민요를 부르며 그 해에 있을 혼사가 잘 되기를 기원한다. 가마꾼들이 가마를 메고 등장해 바위를 세 바퀴 돈다.
- 가마싸움 흥룡마을 가마와 다른 마을의 가마가 싸우는 장면. 가마꾼들이 나가서 서로를 밀치며 싸움을 벌인다. 이윽고 흥룡마을 가마꾼들이 다른 가마를 마을 밖으로 쫓아낸다.
- 가마 태우기 싸움에서 이긴 가마꾼들이 두껍바위를 두고 묘기를 부린다. 풍장에 맞춰 음복하며 즐거운 분위기가 지속된다. 흥이 오르면 무당이 소 등에 올라가 흥룡마을가마놀이 노래를 부르며 평안과 태평을 기원한다.
인물 이야기
“민속놀이도 매년 피어나는 벚꽃 즐기듯” ___ 송덕빈(흥룡마을가마놀이보존회장)
흥룡마을 가마놀이는 현재 대전 동구 가양2동 주민들에 의해 전승되고 있는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입니다. 약 300여 년 전부터 전승되던 놀이로, 일제의 조선 문화 말살 정책으로 잠시 사라진 것을 최근 들어 다시 복원·재연했습니다. 매년 정월에 시행하는 산신제에 거리제가 더해진 이 형태의 동제는 주변 지역 어디에서도 보기 드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놀이는 총 다섯 마당으로 연출됩니다. 부정과 액운을 떨치기 위해 금줄을 치고 제물을 준비한 뒤, 산신제와 거리제를 지낸 다음 모두의 소원지를 금줄에 걸고 축문을 읽은 다음, 가마를 타고 모두가 흥겹게 두껍바위를 돕니다. 이후 다른 마을의 가마꾼들이 나타나 한바탕 몸싸움을 벌인 뒤, 모두가 모이고 무당과 소가 등장해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대목으로 마치게 됩니다. 보존회에서는 이 놀이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매년 봄이면 벚나무 주변에서 가마놀이 재연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여러 사적과 유적이 많고 학교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민속문화를 계승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흥룡마을 가마놀이는 제45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출전해 동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봄이면 벚꽃과 함께 주민 모두가 화합해 가마놀이를 이어왔습니다. 올해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에 출전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문헌
대전시립박물관(daejeon.go.kr). 장주근, ‘대보름’,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동영상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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