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쇠부리소리(2021,울산시)

종목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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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소개

철의 도시에 울려 퍼지는 소리

울산은 우리나라 산업 중심지로 명실상부 ‘산업수도’를 표방하고 있다. 1960년대 정부에 의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후 자동차에서 조선·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3대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해 수십 년 만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사실 울산 산업사는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울산 북구에 자리한 달천동은 고대 삼한 시대부터 영남 지역 최대의 철 생산지였다. 북구 달천동 산 20-1 일원에는 철의 원료인 토철이나 철광석을 캐는 '철장'이 고대부터 존재했으며, 이곳을 ‘달천達川 철장’이라고 불렀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달천 철장에서 해마다 생철 12,500근을 바쳤다고 적고 있는데, 노동의 강도가 얼마나 거셌는지 짐작해 봄 직하다. 고된 업의 현장에는 어김없이 노동요가 자리했다. 달천의 철강 산업을 바탕으로 내려온 ‘쇠부리소리’다. ‘쇠부리’란 토철이나 철광석을 숯과 함께 가마에 넣고 1,300℃ 이상의 고열에서 생산한 쇠를 다듬어 농기구나 무기를 만드는 전통 제철 공정을 밀힌다. 쇠부리를 생업으로 삼은 일꾼과 그 가족들은 공정의 효율성과 노동의 고단함을 풀기 위해 쇠부리소리를 만들어 불렀다. 소리는 총 네 가지로 구성된다. 먼저 ‘쇠부리 불매소리’는 토철을 녹여 쇠를 생산하는 불매(‘풀무’의 울산 방언)를 긴 시간 쉼없이 밟아 용광로의 온도를 1,300℃ 이상 올리는 과정에서 만드는 노래다. 불매를 밟는 과정이 워낙 힘들기도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호흡을 일치시켜야 풀무질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쇠부리 작업이 끝나고 나면 좋은 쇠가 많이 생산되기를 염원하는 바람에서 걸어둔 금줄을 태우면서 부르는 ‘쇠부리 금줄소리’가 있다. 또 야철지에서 생산한 판장쇠를 대장간으로 옮겨 농기구를 만들며 풀무질을 할 때 부르는 소리를 ‘성냥간 불매소리’라고 불렀다. 참고로 울산의 철에는 ‘황’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이곳에서는 대장간을 ‘성냥간’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마을 어귀 성냥간에서 부르는 소리를 마을 아낙네들이 듣고 배워 아기가 울거나 칭얼댈 때 어르거나 재우기 위해 불렀던 ‘애기 어르는 불매소리’가 있다. 울산이 산업도시로 성장을 거듭하는 한, 쇠부리소리는 과거의 전승이 아닌 현재 진행형인 철의 역사다. 쇠부리소리를 바탕으로 이어가는 쇠부리놀이 역시, 울산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지역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사회적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다. 쇠부리놀이는 달천 철장의 토철을 이용해 철을 생산하는 쇠부리 과정을 민속적 요소와 불매 노래를 곁들여 연희하는 생산 놀이로 이루어진다. 노장 고사와 마당고사·불매고사 등 민속적 요소인 제의 과정을 근간으로 놀이가 구성되어 있으며, 제의의 정성에 따라 쇠부리가 잘 이루어진다고 제의는 쇠부리꾼들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과정이었다. 놀이 전체가 옛 선인들이 전통 방식으로 쇠를 만드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는 소리의 원형성과 전통성을 보존하기 위해 직접 옛 방식의 고된 노동을 직접 체득하며 노래를 익혔다. 더불어 울산 북구 달천 지역의 사투리를 채집하여 노랫말을 구성하는 한편 경상도 소리 특유의 장단을 담기 위해 노력해왔다. 따라서 놀이 전체에 영남 지역 특유의 장단과 가락, 투박하지만 정이 많은 지역 사람들의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 진한 여운을 전한다.

주요 장면 구성

  1. 입장 상쇠의 입장 신호에 따라 금줄을 열고 기수·소달구지·편수·쇠쟁이·숯쟁이·운반꾼·악사 등 순서로 입장한다. 이때 함성과 난타로 기세를 몰고 악사는 쇠부리꾼의 흥을 돋우기 위해 신명나게 가락을 연주한다.
  2. 쇠부리 불매소리 마당 쇠부리꾼들의 제례에 이어 축문을 읊고, 악樂을 서서히 울린다. 이후 불편수가 골바닥에 불씨로 불을 지피면, 숯대장의 감독 아래 숯을 가마 안에 채운다. 가마에서 연기가 오르기 시작하면 불매대장의 지시를 받은 불매꾼들이 재빠르게 불매판을 발로 받아 디디며 쇠부리 불매소리를 시작한다.
  3. 쇠부리 금줄소리 마당 불매꾼·운반꾼·쇠쟁이·숯쟁이가 쇠부리터 주위에 쳐진 금줄을 걷어 쇠부리 로에 집어넣어 태우고 쇠부리 금줄소리를 부른다.
  4. 애기 어르는 불매소리 마당 소리꾼이 애기 어르는 불매소리 마당을 부르면 쇠부리꾼들은 소리꾼 주변에 원형을 갖추어 앉아서 소리 장단에 맞추어 아기 달래는 몸짓을 한다.
  5. 성냥간 불매소리 마당 쇠부리꾼들이 빠른 덧배기 장단으로 이동해 도편수 사설에 맞춰 망치로 장단을 맞춘다. 망치소리에 맞춰 소리꾼이 성냥간 불매소리를 하고 부리꾼은 을매쟁이와 같이 을매질 시늉을 한다.
  6. 난장놀이 연희자들이 각 마당의 놀이를 마치고 깃발을 중심으로 바람개비 모형으로 연희장 가운데로 모여든다. “호호호 불매야!”를 나누어 제창하여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아 하나의 큰 모둠을 형성한다. 쇠부리 작업을 무사히 끝내고, 좋은 판장쇠 생산의 기쁨을 쇠부리꾼들이 함께 나누며 노는 마당이다.

민속 현장에서

“울산쇠부리소리는 쇠를 생산하거나 쇠를 다룰 때 불렀던 노동요로서 국내에서 유일한 소리입니다. 곡조 하나 하나에 쇠를 만드는 과정과 그에 임하는 선인들의 마음가짐이 깊게 녹아 있습니다. 전통 노동요라는 가치와 전통 제철법이 어우러져 있는 형태지요. 더불어 울산 지역 중에서도 달천 지역의 사투리로 구성된 노랫말로 토속성을 더했습니다. 전주·불편수·도편수·불매대장·불매꾼·쇠대장·쇠쟁이·숯대장·숯쟁이·공양주 등 철저히 분업화된 참여자의 역할을 통해 조선 후기 초기 산업화의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저희 쇠부리소리보존회는 순수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로 전문 예인이 아니기에 소리와 손짓 하나 몸짓 하나 기초부터 다지는 지난한 연습 과정 끝에 이 소리를 완성했습니다. 좋은 쇠를 생산하기 위해 뜨거운 불꽃을 견디며 하나가 되었던 선인의 삶을 되새기며 70여 명 회원 모두가 ‘연습만이 살 길이다’ 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였습니다. 제62회 한국민속예술제에 울산광역시 대표로 참여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하고 울산쇠부리소리를 전국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부디 이 땅의 전통이 고스란히 담긴 전국의 전통문화와 유·무형 유산에 깊은 애정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 이태우(울산쇠부리보존회장)

문화재 지정 현황

-울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울산쇠부리소리 (2019.12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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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출처 : 『제62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1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동영상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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