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정보
강화용두레질소리(2021,인천시)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함께하는 두레 문화
인천 강화군은 섬이라기엔 존재감이 크지만, 육지로 보기엔 섬의 지리적 특색을 꼭 갖춘 곳이다. 강화는 우리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점해왔다. 고려 시대에는 몽골의 침입에 항쟁하고자 고려궁지(임시 수도)로, 조선 시대에는 왜란과 호란에 맞서 왕실의 피란지로 활용됐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섬이지만 꾸준한 간척 사업을 통해 많은 농지를 확보했다. 개항 시기에는 수도로 향하는 관문으로써 중요성이 강조됐고, 자연스레 교통도 발달했다. 섬이지만 섬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도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간척지인 탓에 강화에서는 물을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바로바로 배수되는 탓에 ‘물광’이라 불리는 저수지에 물을 모아두었다가 끌어올렸다. 물을 푸는 일은 모두의 몫이었고, 자연스레 논농사에 관한 여러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했다. 용두레질소리 또한 물 푸는 이들의 노동요로부터 생겨난 것이다. ‘두레’라는 단어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농촌 사회의 전통적인 공동 조직’이라는 뜻이 있고, 한편으로는 ‘낮은 데 있는 물을 퍼 올리는 데 쓰는 기구’를 지칭한다. 두레는 지역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강화에서 사용한 용두레는 통나무를 배 모양으로 길게 깎은 것으로 크기가 상당하다. 그 때문에 성인 남성 두 명이 번갈아 물을 푸는 형태가 발달했는데, 그 모습을 용두레질소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소리는 농업 노동요인 ‘물푸는소리’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강화용두레질소리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용두레질노래, 즉 모찌는소리·모심 는소리·논매는소리 등 이 지역에서 전승되는 농요와 열두 가락으로 구성된 파종농악(파접농악)을 함께 엮었다. 과거에는 이를 ‘용두레질노래’라고 불렀는데, 노래와 농악이 함께하기 때문에 ‘용두레질소리’라고 새롭게 이름 붙였다. 이제는 ‘소리’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노래와 풍물 연주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한창 바쁜 농번기를 배경으로 농부들이 윗동네와 아랫동네로 편을 갈라 작업 능률을 높이기 위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른 데서 유래한 민요, 강화용두레질소리는 전체 여덟 마당으로 구성된다. 물을 푸며 부르던 흥겨운 노래와 다양한 속도의 가락이 고루 어우러진 농악이 경쾌하고 역동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한국민속예술제에서 선보이는 강화용두레질소리는 ‘열두가락의 맥! 강화용두레질소리’라고 작품 이름을 새로 붙였다. 강화의 가락과 노래가 함께 어우러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당초 제60회 대회에 참가 예정이었으나 경연일 직전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돼 출전이 무산된 바 있다. 열두 대의 용두레를 배경으로, 농부·악사·잡색 등 농경 문화의 풍경을 구현할 50여 명의 연행자가 농악과 민요의 흥을 한껏 살려낼 것이다. 강화용두레질소리는 농악과 민요가 결합된 다채로운 구성이 특징이다. 두레를 재현한 앞부분이 끝나고 나면 파접놀이를 펼치는데, 이 부분에 강화에 전해지는 농악 열두 가락을 집대성했다. 하늘에 풍년을 기원하는 ‘하늘법고’로 시작해 놀이마당의 종결을 알리는 ‘풍년이 왔네’와 마지막 인사까지, 점차 고조되는 농악의 흥겨움을 만끽할 수 있다.
주요 장면 구성
- 양촌마을·음촌마을 편 가르기 두 개의 기를 앞세워 악사와 잡색으로 구성된 두레패와 농부들이 일렬로 춤을 추며 등장한다. 두 깃발이 겹쳐지며 절을 올리면, 두레패가 흥을 돋운다.
- 모찌기 “일들 하세!”라는 선창에 “어~이~”라고 화답한다. 농부들이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며 모를 찌는 과정을 반복한다.
- 모심기 모판에서 쪄낸 모를 논으로 옮겨 심는 모습이 펼쳐진다. “모 다 쪘으니 모들 심세!”라는 선 창에 이어 춤을 춘다.
- 새참놀이 고된 노동 사이에 새참을 먹으며 피로를 달래는 모습을 그렸다. 추임새와 함께 타원 형태로 대열을 얽고 풀며 흥을 돋운다.
- 김매기 농부들이 허리를 굽혀 창부타령조의 노래를 부른다.
- 두렁밟기 뒷짐을 진 자세에서 두 발로 힘차게 땅을 구른다. 장단에 맞춰 줄을 바꾸며 논두렁을 둘러싼다.
- 물푸기(용두레질) “물들 푸세!” 하는 외침에 맞춰 용두레를 중심으로 다시 원을 그린다.
- 열두가락농악(파접놀이) 논매는 일이 모두 끝나면 벌이던 파접놀이를 재현했다. 빠르고 느린 장단을 고루 섞은 열두 가락 농악으로 풍년을 기원한다.
민속 현장에서
“저는 2009년까지만 해도 전수교육조교였는데, 그 시절에 한국민속예술축제를 나가보지 못하고 보유자가 됐기 때문에 올해 한국민속예술제에 참가하는 의미가 깊습니다. 2019년에는 60주년인 만큼 보유자도 출전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아쉽게도 참가가 무산된 바 있지요. 올해는 연출자로 함께하게 됐습니다. 지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아주 기대가 됩니다. 강화용두레질소리가 2003년에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시에서 행사가 있을 때면 늘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중심으로 전통문화의 핵심인 가락과 노래를 이어 나가고 있지요. 1년에 한 번씩 정기 공연도 하고, 지역에 큰 축제가 있을 때 출전해서 지역 문화를 알리기도 하고… 이번 한국민속예술제도 그런 기회가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저는 이곳 강화가 본토입니다. 젊었을 적에 누군가는 이걸(민속예술) 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30대 중반쯤 되어 보니까 사람들이 전통문화에 대해 참 무관심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사명감으로 하게 됐습니다. 나름대로 가락도 정리하고, 학생들 가르쳐서 대회도 데리고 나가고 그랬습니다. 더불어 어울리며 사는 사회이니 놀이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못해도 좋고 잘해도 좋은 것이지요. 용두레질소리는 노동을 놀이로 승화시킨 것이니 그런 정신을 이어받으면 좋겠습니다.” ⟶ 황길범(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2호 예능보유자, 강화용두레질소리보존회 대표)
문화재 지정 현황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강화용두레질소리 (2003.11지정)
관련링크
자료출처
- 출처 : 『제62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1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동영상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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