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정보
버드내보싸움놀이(2024,대전시)
종목 개요
구 분 | 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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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대회 | 제65회 한국민속예술제 |
참여지역 | 대전시 |
분야 | 민속놀이 |
참여인원 | 80명 |
참여단체 | 대전중구문화원 |
수상(단체상) | 대상(대통령상) |
수상(개인상) | 지도상(김행덕) |
종목소개
본문
지역 사람들은 대전 중구 유천동을 ‘버드내’라고도 불렀다. 예부터 유등천변에 버드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전천·갑천과 더불어 대전의 3대 하천으로도 불리는 유등천은 일부 국가하천으로 지정돼 있으며, 대전 시내를 지나 갑천과 합쳐지는 형태다. 시냇물과 버드나무가 어우러져 수려한 절경을 이루니 수많은 묵객이 발길을 향하던 대전의 명소이며, 시대가 바뀐 지금도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왕버드나무가 도심 한복판에 남아 있다.
오랫동안 이 마을에 거주한 주민들은 버드내가 있는 곳이 전부 곡창지대였다고 회고한다. 농사를 짓는 과정에 물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에는 물이 충분했고, 한편으로는 물을 가둬놓고 그곳에서 물놀이할 정도였다고 한다. 어느 시대나 농사 과정에 물은 정말 중요하지 않은가. 가뭄이라도 들 때면 농부들의 마음은 그보다 더 타들어갔을 것이다. 그렇기에 부족한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만든 것이 ‘보’였다. 하천에 둑을 쌓아 흐르는 시냇물을 가뒀다가 논에 물을 대는 수리시설이다. 보는 농경의 역사와 오랫동안 더불어왔다. 김제 벽골제와 제천 의림지, 당진 합덕제 등이 그러한 사례다. 이러한 대규모의 보를 축조하는 방법은 조선 중기 이후 이앙법의 보급과 함께 민간에 확산했다고 한다.
당연히 버드내가 자리한 유등천 주변에도 여러 개의 보가 있었고, 그렇기에 드넓고 풍요로운 곡창지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 각각의 보는 독자적인 공동체를 형성해 운영됐으며, 두레처럼 보계가 조직돼 운영됐으리라 추측한다.
버드내보싸움놀이는 그 시절 자주 벌어지던 농사와 관련한 민속을 재현한 것이다. 주민들은 지금도 유천동의 보호수로 건재한 왕버드나무 아래서 마을의 큰 행사나 우환이 있을 때면 제를 지냈다. 어느 해에는 가뭄이 극심해 기우제를 지냈더니 비가 내려 해갈된 일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버드내에서는 보를 축조하거나 개보수를 위한 마을 회의를 열거나 두레노동의 김매기를 결산하고, 두레맥이를 위해 제사를 지내고 풍장을 치는 일이 많았다.
보싸움놀이는 농경에 필요한 보를 축조하고 이 과정을 둘러싼 주민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민속놀이로 구성해 보여준다. 다툼과 갈등이 있으나 결국은 서로의 앙금을 풀고 이해해나가는 과정이야말로 이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까지 유천동 주민들의 화합잔치로 이어지고 있는 보싸움놀이의 한 장면을 만나보자.
과장 구성
하나. 기우제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농작물도 시들고 담수된 물도 바닥을 드러낼 정도이니 기우제를 지내기로 한다. 농악대를 앞세우고 제수를 장만해 남녀노소 버드내 윗보로 기우제를 지내러 가는 모습으로, 여인네들은 키와 솥뚜껑, 물병에 솔잎을 꽂아 이고 나간다.
둘. 보말뚝 박기 : 보 아래를 한길 정도 파고 대말뚝을 박아 넣는다.
셋. 가래질 : 대말뚝을 박고 나면 가래질한다. 지게꾼은 흙을 나르고 지경꾼들을 부어놓은 흙을 다진다. 매꾼들은 작은 말뚝을 박아 보를 튼튼하게 다진다.
넷. 보 쌓기 : 보가 다져지면 마무리로 섬 두 줄을 쌓는다. 비가 많이 오더라도 쌓아놓은 보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다섯. 새참 : 작업을 잠시 접고 여인네들이 내온 새참을 즐긴다. 이때 동네 어린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논다.
여섯. 보싸움 : 보를 다 쌓았지만 비가 오지 않으니 마을 청년 간 다툼이 시작된다. 아랫마을 사람들은 보를 트려고 하고, 윗마을 사람들은 이를 막으려고 결사적으로 싸운다.
일곱. 보 트기 : 몸싸움 끝에 부상자가 속출하자 서로 미안한 마음이 들고, 극심한 가뭄을 조금씩 도와 해결하기 위해 보를 터준다.
여덟. 답례 : 윗마을에서 보를 터준 덕분에 가뭄을 넘긴 아랫마을 주민들이 그해 농사가 풍작을 이룬 데 감사하기 위해 답례한다.
아홉. 화합 : 두 마을이 모두 풍작을 이루고, 한데 모여 풍악과 더불어 화합의 잔치를 연다.
사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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