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뗏목놀이소리(2024,함경북도)

구 분 내 용
참여대회 제65회 한국민속예술제
참여지역 함경북도
분야 민속놀이
참여인원 40명
참여단체 함경북도민속예술보존회
수상(단체상) 전승상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상)

종목소개

본문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가로지르는 두만강은 얼마나 많은 사연을 품고 있기에 ‘눈물 젖은 두만강’이라는 노래가 생겨났을까. 함경북도와 평안남북도 일대에 걸쳐 펼쳐진 넓은 고원 지대인 함경도 개마고원은 예부터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나무가 우거진 산으로 이뤄져 있었다. 함경북도 주민들은 개마고원에서 나무를 벌채해 ‘소발귀’라는 썰매에 싣고 백두산 동남부 해발 1,500m의 무산고원의 하구인 삼장까지 운반했다. 낙엽이 지는 가을에 산에 올라 이듬해 봄이 올 때까지 벌목했으니 고단한 과정에서 노래가 절로 흘러나왔을 것이다. 이들은 북녘의 눈이 다 녹을 즈음이 되어서야 하산할 수 있었는데, 눈이 다 녹아 강물로 흐르면 벌목한 나무로 떼를 엮어 강 하류 지역으로 나무를 운반했다. 뗏목에 오르는 사람의 수는 나무를 엮은 크기에 따르나 23명에서 많게는 56명이었다.

물이 흐르는 속도에 따라 여정은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까지 이어졌다. 긴 여정 동안 뗏목에 몸을 맡긴 채 생활하는 것이 여간 고단하기에 나이가 들면 뗏목에 오를 수도 없었다. 벌목하거나 나무를 운반하고, 뗏목을 타는 것이 어려워진 나이 든 사람들은 옛 향수를 달래기 위해 강에서 뗏목을 타던 시절을 노래로 지어 불렀다. 이렇게 뭍에서 마을 사람들이 뗏목꾼 생활을 추억하며 즐기던 노래는 점차 뗏목놀이로 변모했다. 마을별로 형편에 맞춰 놀이의 구성을 조금씩 달리하기도 했지만, 산을 오르는 데서 시작해 산판에서의 생활, 뗏목 위에서의 고단한 날들에 관한 내용은 빠지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도 뗏목꾼들의 설움을 더했다. 원목을 삼장에서 두만강에 띄워 동해에 닿으면, 나무는 배나 동해안 철로를 타고 부산에서 일본으로 실려 나갔다. 고된 노동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대의 애환까지. 함경도 민요에 눈물 젖은 애절함이 밴 까닭이다.

두만강뗏목놀이소리는 함경북도 지역에서 명절 등 놀이 때마다 즐겨 연행되었으며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함경도 지역의 생업을 담은 놀이였다. 그러나 광복 이후 6.25 전쟁을 거치며 피란길에 나선 함경도 지역민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그나마 남아 있던 주민 역시 생계를 위해 각기 다른 생활 터전을 잡아 생활하면서 한동안 잊힌 소리로 존재해왔다. 이후 생활이 안정되고 함경도 실향민을 중심으로 놀이는 다시 명맥을 찾았다. 내용과 줄거리는 복원됐으나 남북 분단의 아픔으로 많은 동료를 잃은 데다, 이를 기억하는 1세대의 고령화로 중요 대목의 노래를 잃어버려 공연을 재현하는 데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남아 있는 두만강뗏목놀이소리는 꾸준한 음원 발굴과 고증을 거쳐 재현한 것으로, 일꾼들의 구성진 노랫가락과 몸짓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산신령에게 벌목꾼의 안녕을 비는 마을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1과장에서부터 산방곡을 부르며 산을 오르는 벌목꾼의 힘찬 노랫소리까지. 마을 사람이 함께 뗏목 위에서 부르는 제6과장은 놀이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뗏꾼들이 돌아와 다 같이 한바탕 춤을 추며 어울리는 마지막 과장은 그간의 한과 시름을 풀어내며 흥겨운 여운을 자아낸다.

과장 구성

하나. 무대 입장 및 아낙 치성 : 벌목꾼들이 벌목하러 떠나는 날 이른 아침에 여인들이 모여 산판으로 떠나는 이들의 안전을 위해 신에게 치성드리는 의식을 치른 후 산으로 오를 채비를 한다.

둘. 벌목꾼 산 오르기 : 깊은 산에 사는 위험한 짐승이 접근하지 못하게 징과 꽹과리·장구·북 등 악기를 연주하고 산방곡을 부르며 산을 오른다. 벌목할 산판에 도착하면 나무 주변에 쌓인 눈을 밟고 땅을 다진다.

셋. 벌목하기 : 벌목할 지경을 설정하면 목신과 산신령에게 벌목을 알리는 제를 지낸다. 나무를 벨 준비가 되면 나무하는소리와 톱소리를 부르며 나무를 자른다.

넷. 나무 운반 후 뗏목 엮기 : 운반을 위해 재단한 나무는 밧줄을 매고 밧줄에 목도채를 꿰어 4명 이상이 조를 이뤄 어깨에 둘러메고 운반한다. 이때 나무 기둥을 함께 맨 네 사람의 호흡이 중요한데 발걸음을 맞추고 장애물에 대한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목도소리를 하며 산에서 내려온다. 마을에 도달하면 노래하며 뗏목을 엮는다.

다섯. 뗏꾼의 귀향과 마을잔치 : 뗏꾼들을 기다리던 마을 사람과 여인들이 술과 안주를 마련한다. 마을 사람들이 어울려 춤추며 놀고, 뗏목을 띄우기 전 고사를 지낼 준비를 한다.

여섯. 뗏목 띄우기 : 뗏목을 띄우기 위해 뗏목을 물길에 들어서게 하는데 도비라는 긴 장대를 이용하여 뗏목을 움직이며 유송곡을 부른다. 뗏목에 물에 뜬 이후에는 유벌가를 부르며 기나긴 고독의 여정을 떠난다.

문화재 지정

이북5도 무형유산, 2007년

사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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