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다사농악 12차진굿(2020,대구시)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달구벌 어느 마을의 이야기

신라 689년, 신문왕 9년 기록을 보면 달구벌(대구의 옛 이름)로 도읍을 옮기려고 했다는 언급이 있다. 당시 달구벌(달구화현)은 신라의 정치적 요지였고, 이후 후삼국 시대의 영토 전쟁에서도 신라에 대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요충지였다. 조선 시대를 지나면서 대구는 농업의 중심지이면서 영남 제1관문이 있는 내륙 교통의 요지로 기능하고 있다. 그리고 1981년 직할시 승격, 1995년 광역시 개칭으로 경상북도에서 분리된 온전한 행정구역으로 오늘에 이르게 됐다.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 동쪽에 있는 동산 정상에는 50여 평의 평지가 조성돼 있다. 세천마을만 아니라 인근의 여러 마을이 두루 내다보일 정도로 전망이 뛰어난 이곳에는 천여 년 된 누룩나무가 당수목으로 가지를 뻗고 있었다. 비록 누룩나무가 고사한 탓에 향나무로 당수목을 심고, 이후 소나무로 당수목을 정했음에도 재개발로 철거되는 등의 고난이 있었으나 사람들은 다시 당수목을 세우기 위해 계획하고 있다. 옛 시절 사람들은 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고,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해마다 서낭제를 지냈다. 현재는 나무가 고사한 상태지만 6.25 전쟁이 일어난 1950년까지만 해도 서낭제는 전해지고 있었다.

‘달성다사농악’의 시작

세천마을의 서낭제는 제를 지내기 일주일 전, 무당의 신내림을 통해 두 명의 제관을 선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풍물패를 대동해 신내림을 하고, 이를 받은 대를 이끌고 마을로 내려와 신대가 향하는 집의 주인을 제관으로 선정하는 식이다. 정월 초하루가 되는 자정에 제를 올렸고, 제물을 풍성하게 준비해 성대하게 치렀다. 서낭제의 비용은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부담했다고 한다. 이처럼 세천리에서는 예부터 풍물을 즐겼다. 대보름이나 단오·추석 등 명절과 백중날에도 풍물을 치며 마을의 단합을 꾀했다. 집돌이와 지신굿 같은 지신밟기도 전해지며, 마을의 이름난 놀이꾼들은 모두 농악패에서 그 흥을 나눴다. 서낭제·풍물굿과 함께해온 마을 역사로부터 달상다사농악의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일제 강점기 들어 세천마을의 풍물 또한 악기 소리를 내는 날이 드물었지만, 서낭제를 유지함으로써 그 맥이 끊기지 않고 전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광복 이후 세천마을의 풍물은 여러 경연대회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된다. 이를 계기로 다른 지역의 풍물패와 교류하는 일이 많아졌고, 가락과 판의 짜임새를 발전시키게 된다. 또한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전국농악대회를 주최하며 이러한 활동은 점차 힘을 받았다. 그리고 1980년대, 세천마을의 풍물은 마을을 넘어서 대구시와 달성군을 대표하는 민속예술로 자리매김한다. 달성다사농악은 경상도에 전해지는 전형적인 모의 군사굿이 잘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연행자들의 박력 있고 힘찬 기운이 보는 사람까지 흥이 나게 한다. 이름 뒤에 붙는 ‘12차진굿’이라는 표현대로 각각의 연행 절차가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는데, 진법은 12차, 가락은 12채 36가락으로 이뤄진다. 덧배기 가락이 잘 표현돼 있어 느긋한 흥겨움을 자아내고, 방해굿·사대부양반춤·색시춤 등 노래굿으로 마치는 것이 특징이다.

주목! 이 장면

지금까지 대회에는 주로 진굿 위주의 판굿만 선보였지만, 이번 무대에는 농악의 기원이 되는 마을굿 중 서낭굿에서 신대를 내리는 부분을 재연했다. 잎이 달린 대나무에 색색의 꽃 고깔을 달고 적색과 백색 천을 매단 신대는 다른 마을의 풍물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1. 골매기굿(1차) 집합굿으로 시작해 무대로 입장하며 단마치 길굿·길굿을 울린다. 이어 골매기 서낭내림굿을 진행하는데, 서낭굿·샘굿·문굿·성주굿을 차례로 진행한 뒤 반죽살풀이 가락에 지전지화춤으로 부정치기를 한다.
  2. 판닦이(2차) 관중에게 인사 올리는 장면. 두마치 가락을 치며 원진을 만들고 인사한다.
  3. 신명굿(3차) 경쾌하고 흥겹게 자진살풀이(빠른 굿거리) 가락을 연주한다. 상쇠를 비롯한 모든 치배들이 즉흥적으로 놀음을 펼친다. 느지막한 덧뵈기(덧배기) 가락으로 흥청거리는 멋을 보여주다 자진덧뵈기로 전환하며 경쾌하게 연주한다.
  4. 연풍굿(6차) 경상도 풍물의 특징이 드러나는 연풍굿. 상쇠의 신호에 따라 모든 인원이 연풍대로 돌고, 앉은잽이와 반자반을 반복한다.
  5. 마당놀이굿(9차) 각 악기의 치배들이 장기를 발휘하는 마당. 쇠놀음·북놀음·상모놀이로 구성되며, 북놀음이 특기다.
  6. 소리굿(12차) 판굿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면. 잡귀잡신을 몰아내고 터에 좋은 기운을 밟아주는 홰장작 소리굿에 이어 인사굿을 올리고 마무리한다.

인물 이야기

“대구의 토속 소리가 살아 있는 농악” ___ 배관호(달성다사농악보존회장, 현 6대 상쇠)

한국민속예술제를 통해 대구의 전통문화인 달성다사농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게 돼 무한한 영광입니다. 달성다사농악보존회는 이번 대회에 연행자 40~50여 명과 함께 출전합니다. 1995년과 98년, 또 2010년과 11년 참가한 경력이 있고, 그 외에 다수의 공연 경험을 통해 멋진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달성다사농악 12차진굿의 전 과정을 연행하기 위해서는 본래 1시간 넘게 소요됩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경연의 형식에 맞게 시간을 줄여 선보일 예정입니다. 풍물에 기원을 두는 골매기굿인 서낭제의 서낭내림굿과 우물굿, 제주집굿을 재연하고 걸립굿을 하며 지신성주풀이를 선보이며 다사 지역의 전통적인 성주풀이 소리를 들려줍니다. 덧뵈기와 자진살풀이, 다드래기 가락 등 대구 지역에 전해지는 전통적인 가락으로 꾸미는 흥겨운 마당놀이도 달성다사농악의 자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마당놀이에서는 전 치배가 터에서 잡기운을 몰아내는 홰나무(회화나무) 소리를 크게 부릅니다. 선창과 후창이 오가는 사이 발로 땅을 힘차게 밟으며 좋은 기운을 다지는 것이지요. “후세~” 하고 소리를 하며 잡귀를 저 멀리 쫓아버리는 겁니다. 각각의 소리를 집중해 들어보면 대구에 전해지는 토속 소리와 서낭굿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빠르고 자글거리는 가락을 연주하면서도 투박하게 느껴지는 쇳소리, 살풀이와 덧뵈기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치배들, 일사불란하게 넘는 연풍굿에서 느껴지는 군사굿의 면모 등 대구의 전통인 달사다사농악 12차진굿을 꼭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문헌

이창언, ‘달성 다사농악 12차 진굿’,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문화재 지정 현황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농악 (2014.11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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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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