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청토성신청놀이(2020,함경남도)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산과 평야로 둘러싸인 ‘청청한’ 땅

평양과 동북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자 함흥냉면의 발생지로 더 익숙한 함경남도는 북쪽으로 갈수록 산지 비율이 높아져 전반적으로 기온이 낮은 지역이다. 동·서부는 평야 지대로 이뤄져 있어 인구 밀도가 높고 북부는 산간 지대로 광물 자원이 풍부해 화학 및 중공업이 발달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교통수단이 발달했고, 선진 문물의 유입도 빠르게 진행됐다. 북청사자놀음과 북청 물장수로 잘 알려진 함남 북청군은 평야와 산간, 바다와 모두 접하고 있는 곳이다. 신창읍은 비옥한 북청평야를 끼고 있어 농산물이 풍부하고, 신창항과 장호리항에서는 어업이 크게 성행했다. 신청놀이가 전해지는 북청군 신창읍 토성리는 숙신씨가 도읍으로 삼았던 곳으로, 아직도 토성산성이 남아 있어 북한에서 유적으로 지정해 보호하는 곳이다.

‘북청 토성 신청놀이’의 시작

이북5도의 많은 전통과 민속예술이 6.25 전쟁 당시 월남한 이들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된 북청사자놀음을 비롯해 여성들이 봉건제와 가부장제를 타파하고 남녀평등을 염원하는 의식인 돈돌날이(함경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 토성관원놀이와 함께 알려진 것이 북청 토성 신청놀이다. 토성리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전후로 신청놀이에 필요한 제반 도구를 보관하는 신청과 마을 사람들의 모임을 위한 공간인 도청에서 민속놀이를 벌였다. 북청사자놀음에서 알 수 있듯이 북청군의 대부분 마을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기해 사자놀이를 활발히 연행했다. 하지만 토성리는 연행 방식이 조금 달랐는데, 신청에서 고사를 지내며 시작해 도청으로 향하며 놀이를 벌인 뒤 가가호호 방문해 잡귀와 재앙을 쫓는 의식을 한 것이다. 대보름을 앞둔 음력 1월 13일, 음률도감과 마을의 가장 연장자인 존위, 중군을 비롯한 적은 수가 참여한 가운데 신청에서 고사가 열린다. 토성리의 중심에 위치한 신청은 사자탈을 비롯해 각종 민속놀이에 필요한 악기와 도구를 보관하는 곳이다. 40세 전후의 남성 중 고지기를 선정해 이곳을 지키도록 했으며, 마을 주민들은 봄가을마다 곡식 다섯 되를 모아 관리 비용으로 지불했다. 대보름을 앞두고 제를 준비할 때면 이곳에 황금 새끼줄과 소나무를 세워 북청군의 선비 정신을 강조했다. 정월 대보름 고사를 마치면 마을 청년들은 신청 대문 앞 새끼줄과 소나무를 풀고 각종 악기를 두드리며 흥겹게 논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삶은 팥과 강낭콩(호랑이콩)을 나눠 먹으며 잡귀와 재앙을 물리치기를 바랐다. 이 놀이가 끝나면 고지기가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했고, 부녀자들은 가사도구와 북을 들고나와 돈돌날이 민요를 부르고 원무를 추며 놀았다. 청년들은 토성산성을 돌며 횃불 싸움을 벌이고, 한창 놀이가 끝나면 도청으로 집결해 모두가 대동놀이를 벌였다. 토성리 사람들은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이러한 놀이를 벌이지 않으면 마을에 전염병이 창궐해 죽는다는 속설을 믿었다. 그래서 벽사 의식과 안과태평을 위해 이러한 축제를 벌인 것이다. 대보름의 한바탕 놀이가 끝나면 사자를 몰고 집집마다 들러 경사스러운 복을 불러들이는 춤을 한바탕 벌였다.

주목! 이 장면

북청 토성 신청놀이의 공간은 크게 신청과 도청으로 나뉘는데, 남성과 여성의 영역이 명확히 구분된 채 놀이를 연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마지막 마당에서는 남녀노소의 구별 없이 대동놀이로 승화하게 된다.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1. 신청마당 가장 먼저 신청에서 고사를 지내며 시작한다. 제를 지낸 뒤 퉁소·북·장고·징으로 구성된 악사들이 한바탕 놀이를 벌인다.
  2. 부녀자마당 부녀자들이 무대에 합류한다. 도청으로 이동한 장면을 재현한 것으로, 부녀요와 춤을 선보인다.
  3. 도청마당 사자놀이를 중심으로 잡귀와 재앙을 물리치고 복록을 기원한다.

인물 이야기

“이북5도 전통 민속놀이의 보고, 북청군” ___ 동영범((사)함경남도북청민속예술보존회 이사장)

함경남도북청민속예술보존회에서는 함남의 전통문화와 민속놀이를 발굴·재현하며, 보전과 전승 활동을 통해 북한에 전승지를 두고 있는 놀이가 사멸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통일 시대를 대비해 남·북한 주민의 동질감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보존회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시절부터 현재까지 북청사자놀음과 돈돌날이를 선보여 무형문화재 지정의 쾌거를 얻었습니다. 또한 토성관원놀이·신창 탈놀이·토성 신청놀이를 발굴·재현해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출품하기도 했습니다. 토성 신청놀이와 토성관원놀이는 지속해서 공연하고 있고, 현재 연구·조사하고 있는 공기초롱놀이를 다음 기회에 출품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에서 선보이는 북청 신청 토성놀이는 제1마당에서 존위·음률도감·고지기·청년들이 한바탕 놀이를 펼치고 난 뒤 제2마당으로 전환해 부녀자들의 옛 모습을 재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남녀의 대비, 그리고 펼쳐지는 대동놀이를 통해 그 특징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첫 마당에서는 황금 새끼줄을 푸는 것으로 시작해 원무를 그리며 놀이를 하는 것, 두 번째 마당에서는 어느 집에나 있을 가사도구를 들고나와 민요를 부르고 북청 지역 고유의 가락을 연주하는 것이 이 민속놀이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신청놀이를 연행하던 월남 1세대는 대부분 작고하거나 고령으로 인한 와병으로 사실상 전승 활동이 어려운 현실입니다. 그 때문에 이번 무대에는 저를 비롯한 2세들, 그리고 보존회 주변 지역민을 포함한 53명이 출연합니다. 지척에 두고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피란민의 애환과 이산의 아픔이 이루 말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금방이면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버틴 시간이 벌써 70년입니다. 비록 고향 땅을 밟지는 못했지만, 한국민속예술제를 통해 고향의 문화예술을 후세에 남길 수 있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됩니다. 한국민속예술제는 그간 이북5도의 전통문화와 민속놀이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보고이자 살아 있는 역사입니다. 회갑을 넘어 백 년까지 역사 동안 지속해서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참고 문헌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heritage.go.kr). 이용식, ‘신청놀음’,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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