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선녀춤(2020,함경북도)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강인한 생활력의 기반

한반도 북동부 최북단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길림성과 접한 함경북도는 삼각형 모양의 땅을 이룬다. 백두산으로부터 뻗어 나가는 마천령산맥이 경계를 이루며, 험준한 산이 많다. 그래서 인구가 현저히 적었으나 풍부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어 중화학공업 지대로 주목 받았고, 점차 개발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또한 북쪽으로 두 국가, 옆으로는 동해를 끼고 있어 무역의 중심지로도 이점을 갖고 있다. 함북 지방의 사람들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가장 먼저 경제적 지원이 끊겼으나 자급자족으로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이들의 강인한 생활력, 특히 여성들의 생계유지 능력은 잘 알려져 있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이 북간도와 러시아를 전전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한편으로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새터민의 가장 많은 수가 이 지방 출신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이는 폭이 좁은 두만강이 흐르고 있어 탈북이 더 쉽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함북 선녀춤’의 시작

“백두부터 한라까지” 한반도 전체를 아우를 때 흔히 하는 말이다. 우리 땅의 북쪽 경계를 자연적으로 일컬을 때 백두산이 자주 등장한다. 100만여 년 전 화산 활동으로 용암이 터져 만들어진 화산, 그 꼭대기에는 분화구에 물이 고여 생긴 자연 호수 천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산이기에 이곳에 깃든 설화도 무궁무진하다. 백장수라는 장사와 공주가 합심해 흑룡을 물리치고 천지를 만들었다는 ‘천지 이야기’, 홍수로 인해 난리가 났을 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유복자가 백두산 바위로 바늘을 만들어 백두산을 꿰어 물을 막았다는 ‘천지를 기운 돌바늘’ 등 특히 건국과 한국인의 얼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많다. 그만큼 백두산은 한민족의 태동과 역사에 있어 중요한 존재다. 단군신화에서 백두산은 역사가 처음 시작된 곳으로 표현된다. 산의 형세가 신비로워 하늘과 통한다고도 보았다. 함북 선녀춤 역시 백두산을 배경으로 하늘에서 구름과 무지개를 타고 내려온 선녀 99명이 물 맑은 백두산에 감탄해 이곳에서 목욕하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가 배경이다. 상상 속에 존재하는 그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백두산을 삶의 터전으로, 또 영신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함북 사람들은 서낭제와 산신제를 지낼 때면 선녀춤을 꼭 곁들였다. 선녀춤을 연행함으로서 모든 신을 대신한 선녀가 이 땅에 내려왔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애원성과 두만강뗏목놀이소리에 이어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함북 선녀춤은 한성준에게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재창조돼 함흥 출신 장홍심이 전수 받았다. 장홍심은 1930년 함흥 지역을 돌며 공연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후 현재의 예능보유자 이성자에게 그 맥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민속놀이와 농요 등이 우리네 삶의 모습을 재현해서 보여준다면, 함북 선녀춤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들이 맑은 폭포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상상에서 현실로 구현하는 셈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듯 살랑이는 몸선과 부채를 활용한 동작이 정교하게 구성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춤. 우리가 흔히 아는 신무용 시기의 부채춤과 사뭇 다른 함북 부채춤만의 매력을 만나 보자.

주목! 이 장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풍경을 재현하는 것은 춤이기에 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우리나라 최고의 산으로 꼽히는 백두산의 절경과 선녀들이 보여주는 천상의 춤에 상상력을 조금 더해 관람한다면 그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1. 입장 무대 중앙에 한 선녀가 먼저 자리를 잡고, 나머지 선녀들이 원을 그리며 등장한다.
  2. 천신대 축조 사람들은 모든 신을 대신해 선녀가 내려온다고 생각했다. 그들을 모시는 천신대를 축조해 제를 지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3. 백두산 천고제 하늘에 올리는 천신제를 재현했다.
  4. 선녀춤 느린굿거리로 시작해 빠른굿거리·자즌모리로 점차 빨라지는 춤사위를 보여준다.
  5. 뒤풀이 마당 춤을 마치고 한바탕 뒤풀이 펼친 뒤 퇴장한다.

인물 이야기

“우리 춤의 아름다움을 담아” ___ 이성자(함경북도 무형문화재 제3호 예능보유자, 함북선녀춤보존회장)

저는 함흥 출신 명무로 알려진 장홍심 선생으로부터 춤을 배웠습니다. 선생께서는 한성준 선생의 문하에서 춤을 익히셨지요. 함북 선녀춤은 함경도 청진과 함흥 등지의 권번에서 전승되던 기방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가야금으로 시작해 악가무를 모두 습득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선생님을 사사하며 춤 세계를 넓혀 나갔고, 1970년대에는 제 이름을 딴 무용단을 창단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부터 함경북도의 선녀춤을 보전·전승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함북선녀춤보존회에서는 우리 전통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후학을 양성하며, 춤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민속예술제 무대에는 저를 포함해 9명이 출연할 예정입니다. 우리의 멋스럽고 아름다운 전통을 전국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해 그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참고 문헌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heritage.go.kr). 최래옥, ‘백두산’,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문화재 지정 현황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함북 선녀춤 (2018.05지정)

관련링크

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동영상자료

민속곳간이 제공한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입니다.
출처 표기 후 사용가능하나, 상업적 이용 및 내용을 변형 또는 재가공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