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큰오미 집터 다지는 소리(2020청소년,경기도)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외딴 산을 품은 마을

경기 북부 양주시는 다양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멋과 흥이 있는 도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양주별산대놀이가 전해지며, 양주소놀이굿(국가무형문화재 제70호)·양주농악(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6호)·양주상여 및 회다지소리(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7-1호) 등 지역 문화가 살아 있는 곳. 그중 양주시 백석읍은 행정구역 통폐합을 통해 8개 읍과 리가 합쳐진 곳이다. 백석읍 북쪽 오산리는 외딴 산이 있다고 해서 ‘오미’ 또는 ‘오산’으로 불렸다. 특히 ‘큰오미’는 대오산과 고산이 있던 이 지역의 자연마을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양주 큰오미 집터 다지는 소리’의 시작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집을 짓기 전 지반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땅을 다지는 지경닫기(지경다지기) 혹은 달구질을 했다. 이는 실제로 집터를 튼튼하게 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기초공사를 잘못하면 지신을 화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동티를 막는 제의인 셈이다. 지신은 밤에 활동한다고 알려져 있기에 지경닫기는 주로 밤 시간에 마을 사람들을 모아 진행했다. 고사상을 차려 해가 없고 복이 들기를 축원한 다음, 술과 음식을 나눠 먹고 몇 사람이 힘을 보태 거대한 돌로 터를 다지며 소리를 하는데, 이 소리를 ‘지경닫기소리’ 혹은 ‘집터 다지는 소리’라 부른다. 양주에 전해지는 큰오미 집터 다지는 소리(큰오미 지경닫기소리)는 백석읍을 중심으로 광정면 효촌리와 남면 경신리 등지에서 널리 전해지는 형태를 유래로 삼아 오늘날에 맞게 창조적으로 전승되고 있다. 집터를 다지는 잡역요(노동요)의 토리와 선율은 백석읍에 전승되는 것을 따르는데, 소리의 결이 긴밀하고 소박하나 굳센 맛이 특징이다. 집터 다지기 소리는 특정 세시에 맞춰 진행되는 놀이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진행됐지만, 집을 세울 때면 늘 마을 사람들이 어울려 소리를 했다는 점에서 공동체적인 의미가 깊다. 큰오미 집터 다지는 소리는 크게 두 가지, 땅을 고르게 하는 가래질과 흙을 다지는 지경닫기로 나뉜다. 소리를 하기에 앞서 줄을 꼬고 이후에 음복할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등장하고, 이어서 가래질과 지경닫기가 차례로 진행된다. 집터를 다지면서 고사소리를 겸하는 부분은 이 민속놀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집터를 다지기 위해 땅을 고르는 가래질에는 세 사람이 하는 세목가래와 다섯 사람이 하는 오목가래가 있다. 지경닫기를 위해서는 대여섯 사람이 큰 바위를 굴려 와 가마니로 감고, 여러 가닥의 줄을 꼬아 나눠 쥐고 당긴다. 바위를 위아래로 딛으면 바닥이 평편하게 된다. 특히 경기도 지역에서는 이때 “지경이오” 하는 후렴구가 공통적으로 울려 퍼진다. 전통적으로 집터다지는소리는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불렸다. 메김구로는 “불끈 들었다 쾅쾅 놓소” “삼백근 몽치가 벌날 듯 하나”와 같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구절이 전해져 우리네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주목! 이 장면

지경닫기(지경소리)와 목도소리·고사소리를 집중해서 들어보자. 지경소리는 집터 다지는 소리의 핵심으로, 마을의 안녕을 비는 소리와 놀이가 어우러진 것이다. 또 목도소리는 무거운 대들보를 여럿이 나눠 지고 부르는 노래이며, 고사소리에는 마을의 안녕과 자손의 번성을 비는 마음을 담았다. 작업을 하는 중에 신명이 나면 즉흥적으로 사설을 더하는 것도 독특한 부분이다.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1. 입장 줄지어 중앙으로 입장한다. 멍석말이 대진을 만들어 한바탕 논 다음, 상쇠의 신호에 맞춰 각자의 위치로 이동해 고사를 지내기 위한 준비를 한다.
  2. 고사 고사상을 차린 뒤 고사소리를 시작한다. 동네 사람들은 엎드려 빌고, 소리가 끝나면 모두 일어나 세 번 절을 올린다.
  3. 가래질소리 고사가 끝난 뒤 집터 자리로 옮겨 흙을 퍼 옮기는 가래질을 한다. 일꾼과 마을 사람들이 흥겹게 소리를 하며 집터를 다지고, 가래꾼들은 선소리에 가래질을 하고 후렴에 맞춰 춤을 춘다.
  4. 집터다지는소리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무너지지 않고 백년 동안 오래오래 튼튼하게 견딜 집을 짓기 위해 터를 고르게 다진다. 집터다지는소리를 하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
  5. 목도소리 무거운 물건을 나르며 부르는 소리. 대들보를 여럿이 함께 나르는 장면으로, 작업하는 도중 신명이 나면 즉흥적으로 사설을 추가하는 구성을 보여준다.
  6. 대동놀이 집터를 다진 뒤 고사를 지내고 지경소리를 마치며 모든 행위가 끝났음을 알린다. 마을 사람들은 음식을 나눠 먹고, 마을의 평안과 자손의 번성을 위한 화합의 놀이를 벌인다.
  7. 퇴장 입장과 동일한 순서로 퇴장한다.

인물 이야기

“어렵던 시절, 함께 나누던 따뜻한 정을 기억하며” ___ 박정화(양주들노래보존회장)

요즘 들어 우리 전통의 총체적 문제는 다름 아닌 민속예술을 포함한 전통 문화의 소멸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거주 문화가 다변화하면서 전통 가옥은 더 이상 거주 공간이 아닌 문화유산으로 그저 보존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저희 큰오미 집터 다지는 소리 역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이를 전승하기 위한 노력을 하던 중 지경닫기소리를 발굴해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집터는 삶의 안택만 아니라 우주 만물과도 연관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민속놀이는 일생의 지혜를 찾던 선조들이 남긴 자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큰오미 집터 다지는 소리는 고사소리로 시작해 가래질소리와 지경닫기소리, 목도소리로 이어집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소리를 들어보면, 경기도 북부의 지역적 특징과 양주 소리의 전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주들노래보존회에서는 우리 지역의 역사적 문화유산을 계승·발전시키며 후손들을 통해 그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올해 한국민속예술제에는 조양중학교와 덕정중학교 연합 팀이 출전합니다. 2016년과 2018년 지역 대회에서 예술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한 팀입니다. 전국 규모의 대회에 참여해 다른 여러 지역의 민속예술과 어우러지며 우리 선조들이 힘들고 어렵던 시절에도 이웃 간에 나누던 따뜻한 정을 환기해 보고 싶습니다.

참고 문헌

김헌선, 「양주상여와 회다지소리 및 양주소놀이굿 활성화 방안」, 양주시, 2004.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heritage.go.kr). 이도남, ‘오산리’,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grandculture.net). 이소라, ‘집터다지는소리’,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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