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농악 판굿(2020청소년,전라북도)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걸궁패의 자취를 따라

전라북도 6시 8군 중 하나인 고창은 여러 번의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고창·무장·흥덕이 병합돼 지금에 이르렀다. 고인돌이 지역 곳곳에 있어 다양한 유물이 출토돼 선사 시대부터 여러 문화가 싹을 틔운 곳으로 추정하며, 노령산맥이 가로지르고 있어 낮은 구릉성 산지를 이룬다. 고창에는 답성놀이(성밟기)라고 하는 독특한 민속놀이가 전해지는데, 특히 윤달이면 읍성인 모양성 성곽 위로 올라가 열을 지어 돌며 무병장수를 빌었다고 한다. 고창농악은 이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호남우도농악의 하나로, 더 넓게는 영무장농악에서 그 연원을 찾는다. 과거 고창과 영광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세습무계 걸궁패를 통해 고창농악이 계승된 것으로 본다. 우도농악은 정읍·김제·이리·부안·고창·영광 등 전라도의 평야 지역에서 전승되는 형태로, 다양한 가락으로 구성되지만 현재는 주로 판굿 형태로 공연된다. 고창에서 농악은 정월 당산제와 여름 농사철에 집중해서 연행됐다. 마을 공동체에 기반하면서도 세습무계 집단이 얽혀 있어 마을 농악과 예능이 결합한 형태로 전해진 것이 특징이다.

‘고창농악 판굿’의 시작

고창농악에는 문굿·당산굿·샘굿·줄굿·매굿·풍장굿·판굿·도둑잽이굿 등 다양한 종류가 포함되는데, 그중 판굿은 치배와 잡색의 기량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장이다. 농악에서 연행되는 가락과 진풀이, 여러 종류의 놀이가 집중되기 때문에 판굿이 고창농악의 핵심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또한 판굿에 군사놀이와 농사풀이가 함께 나타나는 것은 이 종목만의 특징이다. 가락의 흐름에 따라 독자적인 구성을 갖춰 관객의 신명을 끌어내는 판굿은 단순히 치배들의 기량을 보여주는 연희의 목적만 아니라 사람들이 지닌 염원을 공동체적인 신명으로 표출하는 역할을 했다. 그렇기에 판굿은 고창농악 중 한 부분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며, 대부분의 굿판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놀이를 의미하기도 한다.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고창농악 판굿을 보면 그 특색을 파악할 수 있다. 하나는 군사놀이와 농사풀이의 형태가 함께 드러나는 부분이다. 마치 병정놀이를 하듯 두 패로 나뉜 치배들이 둘째 마당에서 대결하는 것처럼 진을 바꿔가며 기교를 펼친다. 셋째 마당인 호허굿마당에서는 모두가 둥글게 서서 농사짓는 모습을 표현한 동작을 보여준다. 또 하나는 대포수를 포함해 양반・망구・참봉・각시・중광대・조리중・동방치마 아가씨 등 열두 잡색이 출연해 판의 분위기를 더욱더 흥겹게 만든다는 것. 각각의 역할에 충실한 잡색들의 춤과 몸짓, 연기를 눈여겨보자. 지난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에서 은상(2018)과 동상(2019)을 연거푸 수상한 강호항공고등학교는 전북농악의 전승을 활성화하기 위한 1시군 1전승학교의 하나로, 2016년부터 고창농악 전승학교로 지정됐다. 20여 년 가까이 운영된 교내 농악반의 실력을 기대해도 좋다.

주목! 이 장면

고창농악 판굿의 핵심이라면 전체 속에서 개인이, 또 개인 가운데 전체가 흐드러지게 놀며 만드는 신명이다. 오채질굿마당·오방진마당·구정놀이 등에 나타나는 다채로운 진풀이와 가락, 열두 잡색의 놀이를 놓치지 말 것. 이 모든 장면 속에 푸진 가락과 함께 몸짓 발짓이 어우러지는 미학이 깃들어 있다.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1. 입장굿 질굿을 치며 굿패가 판에 들어서고, 잡색이 뒤를 따르며 흥을 돋운다. 입장 후 삼채를 치며 원진을 형성하고 관객에게 인사한다.
  2. 첫째 마당 원진에서 느리게 오채질굿을 치다가 빠르게 돌아 된오채질굿으로 넘어간다. 춤을 추며 풍류굿을 연주하다 벙어리삼채를 치며 진풀이에 변화를 준다. 가락의 흐름과 역동성의 조화가 엿보이는 장면으로, 이채로 마무리한다.
  3. 둘째 마당 군사놀이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마당. 오방진을 펼쳐 소고재비가 가락을 변주하면 나머지 치배들이 발림으로 판의 흥을 돋운다. 진을 감고 풀기를 반복하다 삼채로 맺는다.
  4. 셋째 마당 호허굿마당으로도 불리는 장면으로, 농사풀이의 모습이 나타난다. “호허” 하고 다 함께 외친 뒤 농사의 모습을 표현한 동작을 한다. 원진 안으로 들어가고 나가기를 반복하며 콩 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두 줄로 바꾼 뒤 이채덩더쿵으로 가락을 넘겨 마무리한다.
  5. 넷째 마당 각 악기 치배들의 개인놀이가 펼쳐진다. 소고·북·쇠·장구 순으로 기량을 선보인다.

인물 이야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힘” ___ 홍예림(고창농악 판굿 연출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7-6호 이수자)

전라북도에는 다양한 종목의 훌륭한 민속예술 단체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전북을 대표해 강호항공고등학교가 한국민속예술제에 출전하게 돼 감사함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2018년과 2019년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에 참가해 수상한 것을 계기로 농악에 대한 학생들의 열정이 대단히 커졌습니다. 스스로 아쉬운 점과 잘한 점을 되짚어 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주체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참 멋집니다. 더불어 그동안 학교 강당에서만 연습했다면, 대회를 계기로 다른 지역의, 다른 공간에서 고창농악을 하게 되니 더욱 자부심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비록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수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연습 또한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국에도 우리는 늘 함께 더불어 살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농악이 보는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농악이 지닌 공동체성이 그 힘을 발휘하리라 생각합니다. 또, 농악을 하는 이들에게는 시원한 속풀이의 현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50여 명으로 구성된 강호항공고 농악반 아이들이 그 뜨거운 장을 만들 예정입니다. 올해는 대규모 인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만들어 내는 화려한 진풀이와 고창농악 특유의 ‘저정거리는’ 가락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발짓으로 완성되는 아랫놀음도 주목해서 봐주시길 바랍니다.

참고 문헌

고창농악보존회, 『고창농악』, 나무한그루, 2009.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heritage.go.kr). 송기태, ‘고창농악’,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시지은, ‘우도농악’,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장장식, ‘고창 답성놀이’,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문화재 지정 현황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고창농악 (2000.07지정)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농악 (2014.11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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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동영상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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