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퇴촌농악(2020청소년,경상남도)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싹을 틔운 당산목

옛날 경상남도 창원의 어느 고을에 마음씨가 더없이 착하고 누구보다 일을 열심히 하는 청년이 있었다. 동냥을 위해 마을에 내려온 승려는 이 청년을 자신의 절로 데려갔고, 그는 봉림사에서 불목하니로 일하게 됐다. 어느 추운 겨울날 그와 처지가 비슷한 처녀가 절에 들어왔고, 청년은 이내 그녀를 사모하게 됐다. 젊은 승려들이 이를 시기하여 처녀를 내쫓자 청년은 그녀를 찾기 위해 눈보라를 헤치고 산을 나섰다. 그런데 날이 저문 데다 궂은 날씨에 청년은 그만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러고 나서 청년이 몸을 일으키기 위해 지지했던 나무 지팡이가 봄이 되자 뿌리를 내려 성한 느티나무로 자랐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 느티나무가 지금의 퇴촌마을 앞에 있는 당산목이다.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에 있는 봉림사와 관련해 ‘봉림사와 불목하니’ 또는 ‘퇴촌동 느티나무’ 등 이름으로 전해 오는 이야기다.

‘창원퇴촌농악’의 시작

퇴촌은 순흥 안씨 가문이 마을을 형성한 지역이다. 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정초가 되면 당산목 앞에서 잡귀를 몰아내고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비는 당산굿(풍물굿)을 열었다. 이 굿판에서 펼쳐지던 농악놀이가 시간이 지나 창원퇴촌농악이 됐다. 퇴촌농악은 일반적인 두레농악과 달리, 축원걸립농악을 특징으로 한다. 나쁜 귀신을 몰아내고 가정의 평안을 빌기 위한 목적을 갖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원퇴촌농악의 시작과 끝머리에서 당산신에게 고하는 당산굿과 신령을 위로하는 영산다드래기굿, 사방신에게 고하는 사방오토놀이굿 등 서낭굿의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그 모습이 매년 당산목에 제를 지내면서 당산신을 즐겁게 하고 무사안녕을 기원하던 굿판과 똑 닮았다. 원을 그리며 시작하는 퇴촌농악은 당산목을 상징하는 단기를 중앙에 세우고 사방으로 인사하며 시작을 알린다. 이어 장단을 바꿔가며 상쇠를 중심으로 덕석을 말고 풀기도 하며, 대형을 두 줄로 만들어 마주 보고 왔다 갔다 하는 등 다양한 구성을 보여준다. 퇴촌농악의 핵심은 상모를 쓴 놀이꾼들이 농사짓는 흉내를 내는 장면이다. 선조들의 생활을 재현하고자 얼마나 실감 나게 장면을 표현하는지가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 최우수상, 2019년 우수상 수상에 이어 올해 재출전하는 진영여자중학교는 동아리와 학교스포츠클럽 등 창의적 체험활동을 장려해 학생들이 지닌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를 위해 ‘진영여중의 참된 소리’라는 의미의 진여소리 풍물패를 운영하며 농악을 계승하고 우리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목! 이 장면

학생들이 직접 재현하는 농사 모습은 어떤 형태일까. 창원퇴촌농악에는 풍물 가운데 농사짓는 대목이 포함되어 있다. 농사 경험이 없기 때문에 수많은 영상을 연구해 실제처럼 씨를 뿌리고, 모내기하고, 추수하고, 타작하는 과정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추억의 농촌과 얼마나 닮았는지 생각하며 감상하면 더욱더 재미있을 것이다.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1. 들당산굿 농악을 시작하기 전, 마을의 당산나무인 느티나무에 제를 올리고 영산다드래기를 연주한다.
  2. 질굿 덧배기장단에 맞춰 굿판으로 행진한다. 웅장하고 사기가 등등한 모습을 과시한다.
  3. 사방선고굿 천지신명에게 고하는 제례굿을 펼친다.
  4. 진몰이굿 상쇠의 영산다드래기에 맞춰 안쪽으로 진몰이를 한다.
  5. 쟁끼놀음굿 놀이판의 신명과 흥취를 최고로 돋우는 장면. 살풀이장단에 맞춰 소고잽이들이 멋진 어깨춤을 펼친다.
  6. 돌림굿 덧배기장단에 맞춰 각각 원을 돌다가 연풍대를 뛰기 시작한다.
  7. 협동굿 농경 사회의 기본인 협동심의 가치를 보여주는 장면.
  8. 사방굿 쇠·북·장구·소고·상쇠 등 악기별로 다섯 개의 원을 만든다.
  9. 팔방굿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아내고, 재주를 선보인다. 상쇠가 사방에 흩어진 치배를 몰아 온다.
  10. 호호굿 상쇠의 신호에 따라 큰소리로 “호호” 외치며 짝을 이뤄 뛴다.
  11. 풍류굿 아름다운 예술성과 인간미를 드러내는 장면으로, 풍류를 보여준다.
  12. 축원굿 농신에게 풍농을 기원한다. 악기별로 개인기를 뽐내고, 상모는 농사짓는 장면을 표현한다.
  13. 날당산굿 놀이판에서 씻김을 하며 구성지게 끝맺음을 시도하는 장면으로, 덧배기장단에 맞춰 원을 돌기 시작한다.
  14. 사방인사굿 놀이를 마무리하며 사방을 향해 고별인사를 올린다. 시작과 마찬가지로 영산다드래기로 마무리한다.

인물 이야기

“도전, 재도전을 거듭하는 열정” ___ 이호정(진영여자중학교 지도교사)

지난해 제26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에 참가한 이후 학생들의 의지가 더욱 불타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과가 다소 아쉬웠던지 아이들 사이에서는 경연장을 빠져나가기 전부터 내년 대회가 언급되더군요. 과정과 결과가 늘 같을 수는 없지만, 이 모든 경험이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해 한국민속예술제에 재출전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동아리 활동이 전면 금지되면서 연습량이 지난해의 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여름 방학이 돼서야 비로소 연습을 시작할 수 있었고, 시작이 늦은 만큼 아이들은 평소보다도 더욱 몰입해 연습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단 한 사람도 불평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도교사로서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올해는 지난해 출전 작품과 비교해 추가된 부분이 있습니다. ‘호호굿’ 장면인데요. 박자 없이 진행되는 부분인 탓에 지금까지 시도만 하다 포기했지만, 올해는 강한 의지를 갖고 완성해 보고자 했습니다. 이전에는 한 줄로 다니다가 두 줄로 대형이 바뀌는 바람에 힘들어했지만 끈기 있게 연습한 결과, 완벽한 모습을 구현해내게 됐습니다. 새로이 추가된 호호굿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평소에는 영락없이 발랄한 여중생이지만 농악 연습만 시작하면 눈빛이 달라지는 걸 느낍니다. 아마 올해 대회가 본교 이름을 걸고 나서는 마지막 무대가 될 예정이라 더욱 감회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그 마지막을 얼마나 화려하게 장식할지 기대해주시기를 바라며, 아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문헌

노성미, ‘퇴촌 농악’,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grandculture.net).

문화재 지정 현황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농악 (2014.11등재)

관련링크

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동영상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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