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후리는소리(2020청소년,충청남도)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바람이 만드는 갈대밭의 노래

불어오는 바람에 세차게 흔들리며 서로 대화하듯 사락거리는 소리를 만들어 내는 갈대밭. 짙푸른 초록에서 온화하고 옅은 상아색이 될 때까지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풍경은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한국 갈대 7선’으로 서천군의 신성리 갈대밭을 꼽을 정도로 충남 지방 금강 유역을 덮고 있는 갈대밭은 그 범위와 장관이 남다르다. 칠갑산의 지맥이 흐르고 금강의 줄기가 지나는 청양군 역시 그러한 풍경이 일상인 곳이었다. 비옥한 평야 지대로 이뤄져 군 내에서도 가장 훌륭한 곡창지로 꼽히던 청남면에는 벼농사가 활발했고, 구릉지에서는 구기자와 버섯·약초 등을 재배했다. 갈대후리는소리는 이런 지역 환경에서 탄생했다.

‘갈대후리는소리’의 시작

농경 문화가 활발하던 시절, 농사에 사용하거나 연료로 태우기 위해 금강 유역을 중심으로 무성하게 자라난 갈대를 베어서 판매하곤 했다. 갈대를 팔아 부가 수입을 얻을 수 있던 것은 서천과 부여·공주 등 금강 변의 모든 마을에 존재하던 문화였다. 그리고 청양군 청남면 인양리에는 공동 작업으로 갈대를 베면서 부르던 일노래인 ‘갈대후리는소리’가 전해졌다. 기록이 분명하지 않아 그 연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대략 200여 년간 이러한 노래가 이어져 왔다고 한다. 갈대는 농사에도 많이 활용됐지만, 특히 인삼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농업용 발을 만드는 데 유용했다. 이외에도 지붕을 보수하거나 땔감으로 쓰는 등 이곳저곳에 쓰였으니 갈대를 후리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농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금강 변에 제방이 축조되면서 갈대밭이 줄어들었고, 농업 현장에도 기계가 도입되며 이런 문화는 차츰 사라졌다. 자연스럽게 시대가 변화하면서 문화는 물론, 그에 수반되던 노래도 사라졌다. 다행히 몇 사람들이 힘을 모아 그 당시 소리를 기억하는 이들로부터 채록을 진행해 전승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오늘에 이르렀다. ‘갈대후리는소리’는 그 당시의 갈대 베는 문화를 되살려 공연 가능한 민속예술로 보존한 것이다. 이전에는 갈대 보기(1일)·갈대 말리기(5~6일)·갈대 묶기(1일)·지게질과 수레 내기(1일) 등 8~9일간 진행하던 풍속을 단시간에 감상할 수 있도록 하나의 무대에 구성했다. 청양 지역에 전해지는 전통적인 길나래비(길굿) 풍장을 치며 시작하면, 그 뒤로 갈대 후리는 일꾼과 아낙들, 지게질꾼과 수레꾼이 따른다. 농악이 끝난 뒤 일꾼들은 갈대 후리는 모습을 재현하고, 새참을 먹고 수레를 내는 모습까지 이어진다. “헤어 허어엉 허어엉 허어야” 하는 후렴구를 반복하며 협동의 모습을 재현하는 장면에서 두레 노동과 농경의 고단함을 엿보인다.

주목! 이 장면

종목 이름에 드러난 것처럼 ‘갈대후리는소리’가 핵심 포인트다. 갈대후리는소리 앞마당과 뒷마당이 가장 중요한 대목. 그중에서도 노동의 고달픔과 배고픔을 달래주는 쉴 참의 인심과 흥겨움에 주목해 보자. 구경꾼도 참여할 수 있고 모두 하나 되는 마당이니 흥을 숨기지 않고 무대에 올라도 좋을 것.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1. 시작(입장) 무대 위에 갈대밭이 설치된다. 길굿 풍장을 치며 풍장꾼들이 가장 먼저 입장하고, 갈대 후리는 일꾼과 참을 든 아낙네, 지게질꾼·수레꾼이 입장한다.
  2. 갈대후리기(앞마당) 풍장이 끝나면 일꾼들이 긴 낫을 들고나와 간격을 두고 갈대 후리는 동작을 한다. 선소리꾼의 선창과 일꾼들의 후렴이 이어진다.
  3. 쉴 참 아낙들이 일꾼들의 쉴 참 음식을 광주리에 담아 입장한다. 일꾼들은 자리를 잡고 앉아 쉬면서 막걸리를 마신다.
  4. 갈대후리기(뒷마당) 쉴 참이 끝나면 다시 한 번 갈대 후리는 장면이 진행된다.
  5. 갈대 묶기 나란히 베어 놓은 갈대를 단으로 묶는 공동 작업. 소리는 없지만 구호를 외치며 체계적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6. 갈대 지게질 단으로 묶은 갈대를 지게에 짊어지고 수레가 있는 곳으로 옮긴다. “흐이더 흐이더 흐더 흐더 흐더” 하는 후렴을 주고받는다.
  7. 수레(갈대 내기) 지게질로 옮긴 갈대단을 수레에 실어 보낸다. 베어낸 갈대를 내주고 돈을 받는 마당으로, 흥에 겨운 일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8. 퇴장 돈을 번 일꾼들이 농악을 울리며 춤을 추며 퇴장한다.

인물 이야기

“우리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 ___ 임미자(청신여자중학교장)

청신여자중학교는 ‘바른 인성, 행복한 배움, 열정적 도전, The Great 청신’을 교육 목표로 삼고, 이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역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3움(배움·채움·도움) 프로젝트인데요. 학생들이 우리 마을의 예술적 정서를 알고 바른 인성의 소유자로 성장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4년 전부터 마을의 정서에 어울리는 풍물놀이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잊히는 청양 지역의 민속예술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고 있던 마을교사의 제안으로 농악과 민속놀이가 어우러진 갈대후리는소리를 교육하게 됐습니다. 민속예술을 가르쳐 우리 민족의 예술적 흥과 멋을 알게 하고, 나아가 이를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삼고 있습니다. 갈대후리는소리를 재현하면서 우리 지역의 생태적 여건이 어떠했는지, 또 그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떠했는지 알아가게 됩니다. 그 시절 사람들은 힘든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노동요를 체득하고, 예술적으로 승화했지요. 우리 학생들도 우리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창의인재로 자랐으면 합니다. 이번 한국민속예술제에는 전교생 50명 모두 참여합니다. 단순한 구경꾼이 아닌 참여자로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임할 것입니다. 우리 고장 청양의 고유한 노동요를 전국 대회에 선보이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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