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두레농요(2020청소년,충청북도)

종목 개요

  • 비경연대회

종목소개

벼농사의 발원지를 찾아서

한국인의 식문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쌀밥’일 것이다. 오랜 농경 생활을 대변하는 키워드이자 살아가는 힘을 말할 때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쌀을 주식으로 삼고 있는 동양의 여러 나라 중에서도 그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곳을 찾는다면 어디일까? 밥을 지어 먹은 역사에 대해서는 의견이 각기 다를 수 있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충북 청주시 옥산면 소로리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출토됐다는 사실이다. 1997년부터 2001년 사이 옥산면 일대를 조사·연구하던 중 출토된 소로리 볍씨는 추정 13000~15000년 전의 것으로 공식 인증받았다. 이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인 후난성의 것보다 2천여 년 앞선 것이다. 우리의 농경문화가 이토록 뿌리가 깊다는 사실. 소로리 볍씨가 발견된 옥산면은 부락으로부터 형성된 집단 사회가 오래전 존재한 곳이다. 청주시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이곳은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두레와 농요가 유구한 세월 동안 전해졌다. 비록 1900년대 후반 들어서 농업이 쇠락하고 현대 사회의 발전에 따라 기계가 도입되고 서구 문물이 유입됨에 따라 그 기세가 약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지역의 옛것을 지켜가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옥산두레농요’의 시작

논이나 밭에서 농사일하며 부르는 노동요는 다양한 형태로, 각각의 개성을 지닌 채 여러 지역에 전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노동요는 지역의 특색을 잘 반영하면서도 종류가 풍부하므로 ‘민요의 꽃’이라 지칭하기도 한다. 논농사에 관련한 소리만 해도 논가는소리·거름내는소리·못자리만드는소리·볍씨뿌리는소리·모찌는소리·모심는소리·논매는소리 등등 농업의 각 기능에 관련한 여러 종류가 전해진다. 대표적인 것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84-1호로 지정된 고성농요, 제84-2호인 예천통명농요 등이 있다. 우리네 농요가 재밌는 것은, 일 년 농사의 과정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4월 무렵 논을 가는 쟁기질로 시작해 볍씨를 뿌려 못자리를 만들고, 자란 모를 뽑아 논에 옮겨 심는다. 보름 넘게 지나 김매기를 하는데, 김매기만 해도 초벌매기·두벌매기·세벌매기로 나뉜다. 이후에는 추수를 위해 벼를 베고 볏단을 날라 타작한다. 이 모든 과정이 노래로 전달된다. 고된 농사일에도 힘을 얻고 일 년을 버틸 수 있던 건 노동요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의 연속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새참이나 점심을 먹으며, 또 다른 집의 논으로 옮겨갈 때마다 그 모든 순간에 틈틈이 노래가 함께했다. 옥산두레농요의 판제는 두레농요에서도 다소 간소화한 형태로 전해진다. 길풍장과 장풍장에 이어 모찌기·모심기·초등매기·이등매기 순으로 진행된다.

주목! 이 장면

옥산두레농요에는 옥산 지역의 옛 어르신들이 농사짓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일 년 농사일을 압축한 탓에 각각의 장면을 모두 순차적으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선소리꾼의 선소리와 농부들의 후렴에서 발현되는 신명은 그대로 전해질 것이다.

장면 구성 자세히 보기

  1. 입장 신명 나게 풍장을 치며 입장해 논두렁을 설치한다. 논밭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아 논두렁 쪽으로 나열해 선다. 농부와 악사, 기수가 각자 한 줄씩 만든다.
  2. 모찌기 논으로 들어가 모를 찌는 과정을 보여준다. 농부들은 중앙에서 모를 찌고, 악사와 기수들은 바깥에서 소리를 한다. 선소리꾼이 모찌는소리를 시작하면 농부들은 후렴을 따라 부른다.
  3. 모심기 소리꾼의 소리에 맞춰 농부들이 다 찐 모를 논에 심는다. 아낙들은 새참을 들고 논밭으로 나오고, 신명 나게 풍장을 울린다.
  4. 초듬매기 호미를 들고 논매기를 진행한다. 초듬매기소리에 맞춰 일하며 후렴을 따라 부른다.
  5. 이듬매기 장마철 이듬매기를 그린 과정으로, 논을 뜯는 과정이다.
  6. 퇴장 일 년 농사가 잘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풍장을 치며 신명 나는 한판을 펼친다. 대동놀이를 벌이며 퇴장한다.

인물 이야기

“우리 지역의 민속예술을 간직하기 위해” ___ 권민영(옥산중학교 지도교사)

옥산두레농요는 충청북도 청주시 옥산면에서 일 년간 벌어지는 농사일의 모습을 담은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출토된, 소로리 볍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종목의 내용은 크게 모찌는소리·모심는소리·초듬매기소리·이듬매기소리 순으로 진행됩니다. 투박한 장단이 조화롭게 흘러가는 중에 박진감 넘치는 농부의 신명을 표현하고자 했는데요. 내용으로는 곤나비장단·두마치장단·춤 장단·길풍장·장풍장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 년 농사일을 단 20분 안에 압축해야 하는 것이라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지만, 그럼에도 선소리꾼의 선소리와 농부들의 후렴에서 발현되는 신명을 꼭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 옥산중학교 학생 중 풍물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45명이 이번 대회에 참가합니다. 우리 학교는 ‘미래 사회를 주도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창의적 인간 육성’을 교육 목표로 삼아 자율성 함양과 문화·예술·체육 등 특기 활동을 통한 창의성 교육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민속예술의 정체성이 실종된 오늘날, 우리 학생들이 민속을 보존하고 재현함으로써 다음 미래 후손에서 전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진정한 교육문화의 창달로 이어지리라 생각합니다. 한국민속예술제는 우리 지역의 민속예술을 여러 예술인들과 관객들 앞에 선보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까요. 점차 사라지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민속 문화를 관심 있게 살펴봐 주시고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참고 문헌

김진순, ‘농요’,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heritage.go.kr).

자료출처

  • 출처 : 『제61회 한국민속예술제』 백서
  • 발행일 : 2020년 12월 30일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사진자료

동영상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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