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공주 말디딜방아뱅이(2010,대전시)

종목 개요

구 분 내 용
참여대회 제51회 한국민속예술축제 및 제17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
참여지역 대전시
분야 민속놀이
참여단체 대전동구문화원
수상(단체상) 동상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상)

종목소개

산내공주말디딜방아뱅이는 천연두나 홍역 같은 돌림병이 발생하면 이를 막기 위해 마을 부녀자들이 중심이 되고 일부 청년들이 합세해 이웃 마을에서 훔쳐 온 디딜방아를 가지고 여러 목적으로 뱅이를 하던 풍습이다. 디딜방아를 마을 어귀에 거꾸로 세워 놓고 월경혈이 묻은 속곳을 걸어 놓은 후 팥죽도 뿌리고 풍장을 울리며 부녀자들이 제사를 올린다. 돌림병을 막기 위한 뱅이가 전국에 가장 많이 분포하며, 호남과 영남 일부 지역에서는 정초의 마을 액막이나 하지가 지난 뒤 기우제 목적으로도 디딜방아뱅이를 했다. 뱅이는 돌림병의 전염을 차단한다는 주술적 방법이다. 이 액막이 의례는 1950년대까지 전국 각지에서 행해졌다. 부녀자들은 우선 어느 마을에서 디딜방아를 훔쳐 올 것인지 논의한다. 인근 어느 마을에 크고 좋은 디딜방아가 있는지, 어느 마을의 것을 비교적 쉽게 훔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 간혹 마을의 여러 일을 단골처럼 봐주는 무당이 있으면 그에게 무꾸리를 한다. 무당은 언제 어느 방위의 마을에서 훔쳐 와야 효험이 있다는 충고를 하기도 한다. 그다음은 누가 훔치러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기운이 센 부녀자들을 중심으로 남정네들이 일부 포함되기도 한다. ‘공주말’은 삼괴동 마을이 대전천을 경계로 건너편이 공주 관할에 속해 있던 것에서 유래했다. 디딜방아를 훔치러 떠날 때 부녀자들은 소복을 갖춰 입고, 상여를 준비한 뒤 솥뚜껑을 머리에 이고 숨을 죽이며 이동한다. 디딜방아는 한밤중에 몰래 훔쳐 오는데, 어떤 때는 그 마을 사람들에게 들켜서 싸우기도 하고, 미수에 그치는 예도 있다. 하지만 돌림병을 막기 위한 뱅이에 쓴다는 것을 그 마을 사람들도 알기 때문에 순순히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일단 디딜방아를 훔쳐서 마을을 무사히 빠져나오면 그 마을 사람들도 반환을 요구하지 못했다. 훔친 디딜방아는 상여 위에 놓고, 그 위에 흰 광목천을 덮어 마치 주검을 모시는 듯이 한다. 디딜방아를 훔치는 것은 다른 마을의 죽은 여자를 가지고 오는 것을 뜻한다고도 한다. 그리고 자기 마을로 돌아올 때는 소복을 입은 여인네들이 상여소리와 함께 ‘아이고! 아이고!’ 곡하는 흉내를 내거나, ‘어흥! 어흥!’ 호랑이 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리고 돌림병 종류에 따라 ‘홍역물리자! 홍역 물리자!’라고 외치면서 돌아오기도 했다. 훔쳐 온 디딜방아는 마을 어귀나 마을 앞 삼거리에 거꾸로 세워 놓은 다음, 금줄을 두르고 제상을 차려 제사를 모신다. 이때 마을 사람들은 풍물을 치며 한바탕 논다. 아낙네들은 여기저기서 속곳을 벗거나 준비해 온 속곳을 디딜방아의 Y자형으로 벌어진 곳에 걸기도 하고, 금줄 사이사이에 끼우기도 하는데, 특히 월경혈이 묻은 속곳을 걸어야 효험이 있다고 한다. 정성이 더 지극한 아낙네는 자신의 속곳을 가지고 온 마을을 다니면서 다른 집 대문의 나무 조각을 조금씩 떼어내기도 하고, 다른 집의 흙을 속곳에다 문지르고 다니면서 그 속곳을 디딜방아에 건다. 이렇게 준비한 속곳은 매우 효험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팥죽을 쑤어 속곳과 디딜방아에 뿌리면 돌림병이 마을로 들어오다가도 디딜방아에 피 묻은 속곳을 보고 “이 마을은 더러워서 못쓰겠다.” 하며 도망간다고 믿는다. 디딜방아가 더러우면 돌림병이 물러나지만, 깨끗하면 더 덤빈다는 말도 전해진다. 훔쳐 온 디딜방아는 ‘뱅이’를 끝내고 나서 돌려주기도 했다. 금방 찾아가면 그 마을의 액을 함께 가져간다고 해 보통 도둑 당한 마을에서는 몇 달 뒤에나 한 해를 걸러 찾아가기도 했다. 또한 훔쳐 온 디딜방아는 자칫 잘못하면 부정을 탄다고 해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다. 그냥 세워 둔 자리에서 썩어 없어지게 내버려 두기도 했다.

이 작품은 목신제, 디딜방아 찧기, 역질 창궐, 디딜방아 훔치기, 디딜방아뱅이, 대동 마을굿 등 여섯 마당으로 구성되었다. 디딜방아액막이는 마을이 예기치 않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마을 사람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디딜방아를 훔쳐 오고, 그것을 마을 어귀에 거꾸로 세워 풍장을 치며 제사를 올리는 일련의 과정에서 돌림병으로 인한 재난을 재인식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그것을 막아보려는 집단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하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한데 어울려 돌림병을 막기 위한 의례를 거행했기에, 자신의 마을에는 돌림병이 침입하지 못할 것 같은 안도감도 느끼게 된다.

자료출처

  • 출처 : 『한국민족예술축제60년. 변화와 도약 해적이』
  • 발행연도 : 2019.12.31
  • 기획 :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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